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0일 CEO 인베스테더이에서 "중국 공장 생산량·라인업 효율화를 위해 수익성을 재고하고자 한다"며 "공장은 기존 5개에서 2개로 효율화가 진행중이고, 라인업은 13종에서 8차종으로 축소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간 이유는 극심한 판매 부진 탓이다. 2016년 114만대에 이르던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25만대,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10%가 넘던 시장 점유율은 2%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 판매가 급격히 침체된 계기는 2016년 국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시스템) 배치 결정이다. 정치갈등이 한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다. 그이후에는 현대차 현지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저렴한 구형 차량을 최대한 많이 파는 전략으로 승승장구했는데, 현지 자동차 브랜드 상품성이 상승하면서 외면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미국 GM 등 글로벌 브랜드가 선점한 시장에서 현대차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에 집중하고 있는 생산·수출 역량을 아세안 지역으로 돌리고자 한다. 아세안은 아직 자동차 시장이 활성화됐다고 보기 어려우나, 인구와 경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차세대 판매처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오랜 기간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강세를 띄고 있으나, 최근 현대차가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잠재적인 경쟁자인 중국 브랜드는 아직 글로벌 인지도 면에서 상대가 안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현대차·기아가 선전하고 있는 지역은 동남아시아 자동차 4위 국가 베트남이다. 현대차는 2019~2021년 3년 연속 베트남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위로 내려왔으나, 올해(1~5월)는 선두 자리를 재탈환했다. 현대차는 베트남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다음달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도 투입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연이어 진행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 15만~25만대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현지 공장 준공을 완료했다. 전기차 생산을 위한 풍부한 현지 광물 자원을 활용하려고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공장도 올해초 공사에 들어갔다.
싱가포르에서는 스마트공장, 전기·수소차,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사업을 위한 핵심 연구·개발(R&D) 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올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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