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했던 10년 적자 시절에도 ‘용로에서 피는 꽃’처럼 미래 투자에 힘썼던 인사가 있었다. 변상수 HMM 해사디지털팀장(사진)이 그 사람이다. 그는 긴 적자 터널이 시작됐던 지난 2011년 ‘선박종합상황실(이하 상황실)’ 설립을 추진하며 2020년대 연간 영업이익 10조 클럽 가입을 이끈 인물 중 하나다.
10년의 노력으로 설립
최근 부산에 있는 상황실에서 만난 변상수 팀장은 해당 상황실 설립을 위해 10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HMM의 긴 적자 행진으로 종합상황실 설립에 대한 투자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변 팀장은 “2011년부터 상황실 설립을 추진해왔으나, 회사 정상화가 최우선 목표였기 때문에 해당 내용은 후순위로 밀렸었다”며 “추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상황실 설립을 기대하며 디지털 기술과 관련 핵심 데이터 확보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관련 데이터 확보를 이어가며 상황실 설립 추진하던 그에게 기회가 왔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가 본격화된 것. 이에 따라 해운·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개발·매입을 집중하게 됐고, 이는 상황실 설립 ‘방아쇠’가 됐다.
이어 “이를 위해 다양한 운항 기록, 연료 사용량, 기상정보, 선박 엔진 등의 DB가 필요해 2010년대 초반부터 저장을 시작해 이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해왔다”며 “친환경 선박 효율성 검증 과정에서 해당 DB 효율성을 확인한 이후 2020년 상황실을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1.6만TEU 개발 주역
10년간 추진했던 상황실 설립을 성공시킨 그가 성과를 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상황실이 HMM의 1만6000TEU, 2만4000TEU 컨테이너선 개발을 이끈 것. 이들은 그동안 해운·조선업계에 없던 선박이다. 그는 “데이터 활용을 통한 상황실의 존재감을 높인 것이 2만4000TEU와 1만6000TEU로 이는 과거 HMM에 없었던 크기의 컨테이너선”이라며 “해당 선박은 상황실이 보유한 DB를 활용해 제작한 가장 효율적인 컨테이너선으로 새로운 형태로 사선을 확보한 사례”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비용 절감을 포함해 유지 보수, 선박에 싣는 물건에 가장 효율적인 형태의 선박 건조에 상황실의 역할은 앞으로도 점점 확대될 것”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가장 빠른 항로, 기상 변화에 따른 항로 변경, 맞춤 곡물 등 차별화된 선대 운용 역시 상황실이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만6000TEU 개발 성과를 통해 변상수 팀장의 목표는 이제 ‘2030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구축’이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현실 속에 디지털 선박을 구현해 다양한 환경에서 성능 등을 점검한 후 상용화 가능성이 입증되면 실제 선박으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2030년까지 디지털 트윈을 완성해 HMM의 신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변 팀장은 “1만6000TEU 개발 과정을 바탕으로 HMM은 오는 2030년까지 디지털 트윈을 완성할 방침”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가장 최적화된 선박을 확보, 상황실이 HMM 수익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디지털 트윈 구축은 해운사와 조선사간 새로운 선순환 구조도 구축할 수 있다”며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실증성이 입증된 다양한 선종 확보, 해운-조선사간 새로운 수익사업 등이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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