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는 1분기 매출액이 63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95.75%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측은“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로,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잠정실적은 구체적인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불황이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일부 증권사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문에서만 4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다만, 모바일과 생활가전으로 구성된 DX사업부문이 DS사업부문의 적자폭을 일부 상쇄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삼성의 영업익 절반 이상을 차지해 온 DS부문의 적자 폭이 커지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진 못했다.
삼성전자의 재고 자산도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재고 자산은 52조1878억원으로 전년(41조3844억원) 대비 20.7%(10조8034억원) 늘었다. 이중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재고는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으로 전년 대비 76.6%(12조6025억원) 급증했다. 대부분이 반도체 재고임을 알 수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IT 및 가전 수요가 줄어들자 고객사들이 재고를 우선 소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는 재고 물량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의 경우 2023 회계연도 2분기(12월~2월) 영업손실 23억1000만달러(약 3조480억원)를 기록했다. 20년 만에 사상 최대 분기 손실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36억9000만달러(약 4조8700억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실적을 먼저 발표하는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업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낸드 모두 재고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아직 수요 회복은 요원하다”라며 “완전한 절대수요 회복은 매크로 바닥인 4분기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와 함께 지속되는 메모리 업황 부진에 경쟁사들과 같이 감산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은 감산에 돌입했지만, 삼성은 ‘인위적 감산은 없다’ 기조를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그간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특히 난도가 높은 선단공정 및 DDR5/LPDDR5 전환 등에 따른 생산 빗그로스(Bit Growth) 제약을 대비하여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를 통해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시험 생산(Engineering Run) 비중 확대 외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되는 바,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 및 이해 제고 차원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사항을 사전에 접수하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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