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LIG D&A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각) 페루 리마에 '중남미 대표사무소'를 열었다. 이번 개소식에는 신익현 LIG D&A 대표를 비롯해 최종욱 주페루 대한민국 대사, 호르헤 몬토야 페루 국회의원, 브라보 데 루에다 페루 해군 사령관 등 양국 정부·군 관계자 약 60명이 참석했다.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만큼, LIG D&A는 현지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을 넘어 함께 운용을 책임지는 안보 파트너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국방 예산 늘리는 페루
페루가 방산 시장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사업 규모가 있다. 페루는 태평양 연안 2400㎞가 넘는 해안선을 가진 해양 국가. 하지만 함정 상당수가 노후화하면서, 페루 정부는 호위함·원해경비함·상륙함을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페루 해군은 향후 25년간 신형 잠수함, 연안초계함(OPV), 다목적 프리깃 등 최대 23척을 국영 시마(SIMA) 조선소를 통해 단계적으로 건조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발주된 함정 외에도 호위함 5척·원해경비함 3척·상륙함 2척이 추가로 나올 예정. 일회성 발주가 아니라 25년짜리 파이프라인인 셈이다.
여기에 올해 출범한 페루 신정부가 K2 전차부터 잠수함까지 모색하며 K-방산 기업들을 손짓하고 있다. 페루 육군이 K2 전차·K808 장갑차 등 195대 규모 지상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 페루가 해군과 육군을 아우르는 방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것이다.
페루는 최근 총사업비 35억 달러(약 4조80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전투기 24대 도입 사업까지 본격화했다. 페루 정부는 이 중 3억4000만 달러(약 4917억 원)를 계약금 명목으로 우선 승인하며, 국방 예산을 큰 폭으로 늘리는 흐름이다.
전투체계 수출
LIG D&A는 함정 전투체계(CMS) 수출을 목적으로 페루 사업에 합류했다. 전투체계란 함정에 탑재된 레이더·소나·무기체계를 하나로 묶어 위협을 탐지하고 타격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이다.LIG D&A는 2024년 11월 페루 해군 3400톤급 호위함과 2200톤급 원해경비함에 탑재되는 전투체계·전자전 장비·데이터링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600억 원이며, 오는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장비를 공급한다.
이는 같은 해 4월 페루 시마 조선소에서 체결된 약 6406억 원 규모 함정 4척 건조 계약에 뒤이은 패키지로, 조선소 문이 열리자 LIG D&A가 그 안에 핵심 기술인 전투체계를 포함시킨 구조다.
LIG D&A는 국내에서도 잠수함·구축함용 전투체계를 공급해 온 이력이 있어, 이번 계약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 진출이라기보다 기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사례다.
LIG D&A는 그 이후로도 지난해 4월 24일부터 나흘간 페루 리마 육군본부에서 열린 ‘페루 국제방산 전시회(SITDEF 2025)’에 참가했는데, 10회째를 맞은 이 전시회에는 약 40개국에서 250개 업체가 몰렸다.
여기서 LIG D&A는 다기능 레이더(MFR), 근접방어무기체계(CIWS-II), 해궁·비궁 등 유도무기와 홍상어·범상어 등 수중 타격체계를 잇달아 선보이며 추가 수주 여지를 넓혀 놓았다. 특히 자체 개발 잠수함 프로모션 세미나에서는 그 잠수함에 탑재될 주요 시스템과 솔루션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콜롬비아→페루→남미
LIG D&A는 2011년 국내 방산업체 중 유일하게 콜롬비아에 현지사무소를 열었고, 이듬해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지원을 받아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을 수출하며 중남미 진출 첫발을 뗐다.지난해 3월에는 콜롬비아 국제 해양방위 콘퍼런스 ‘콜롬비아마르 2025’에 참가해 해성·청상어를 선보였다. 그 네트워크 위에 두 번째 거점을 페루에 세운 셈이다.
페루 잠수함(HDS-1500·HDS-MGP) 사업이 연내 선도함 건조 계약을 목표로 진행 중인 가운데, 이미 SITDEF에서 관련 솔루션을 제안해온 LIG D&A가 실제 계약까지 따내면 페루는 함정 건조부터 무장까지 K-방산이 통째로 들어가는 첫 해외 거점이 된다.
LIG D&A는 이번 대표사무소 개소를 계기로 함정용 전투체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동시에, 현지 군 요구에 맞는 정밀 유도무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시장 확대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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