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업계에서는 배당을 중단한 삼성SDI가 유일한 주주환원 수단인 주가까지 하락하면서 향후 주주 달래기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무배당 정책과 시행한 유상증자로 주주들의 원성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보기‘3년 무배당’ 삼성SDI, 주가까지 하락
삼성SDI 주가는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38만2000원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만 원 선이 무너졌다. 이후 지난달 30일 연중 최저가인 34만1500원 바닥을 4일 현재 39만 원과 41만 원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연중 최고점 대비 약 40% 감소한 수치다.삼성SDI는 주가는 연초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와 로봇주 강세로 상승세를 탔다. 지난 4월 30일 장중 72만3000원까지 거래되며 연중 최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따른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주문과 생산 일정이 조정되면서 하락세에 빠졌다. 여기에 전체적인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 평가 기준도 낮아지면서 하락 폭을 가중했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SDI가 올해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음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매출 3조7688억 원, 영업이익 203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경쟁사들과 달리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077억 원을 제외해도 영업이익 961억 원을 기록하는 등 ‘하반기 턴어라운드’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삼성SDI는 AI향 배터리 공급과 ESS(에너지 저장 장치), 유럽 중저가 배터리 수요 확대로 3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작 증권가에서는 삼성SDI 목표주가를 유지 혹은 하향 조정하는 등 주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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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목표주가를 기존 70만 원에서 62만 원으로 내리고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 저점을 통과했으며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도 확대됐다”면서도 “추가 수주 확보가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배터리 업종의 주가 부진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SDI 주가가 호실적에도 탄력을 받지 못하며 주주들의 불안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주가 부양 외에는 주주환원 정책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현금배당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삼성 SDI는 CAPEX 등 시설투자 때문에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지만 정작 삼성SDI CAPEX는 2024년 6조2710억원에서 지난해 3조670억원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대부분 설비 전환이 마무리되는 만큼 CAPEX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무배당 계회에 약 2조 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단행하며 주주들의 원성을 받았다. 삼성SDI가 1979년 상장 이래 꾸준히 배당을 해온 만큼 주주들의 원망은 극에 달했다.
삼성SDI는 주주들에게 부담을 준 만큼 실적과 주가로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적 반등으로 회사 수익성은 오르고 있지만, 주주들의 주머니는 채워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자사주, 비영업자산 재분배 카드 꺼낼까?
삼성SDI는 향후 경영 성과와 현금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28년 배당 재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2027년까지 무배당 정책을 시행하는 만큼 주가 부양을 위한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자사주 소각이다. 삼성SDI는 현재 자사주 4.13%를 보유 중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고 기존 주주들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배당과 유사한 주주환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을 시행하면서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삼성SDI 자사주 소각에 대한 요구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자사주 소각 외 비영업자산으로 분류되는 계열사 지분 매각 방안도 거론된다. 최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에 대해 비효율적인 자본배치를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비영업자산으로 분류되는 계열사 지분 등을 매각한 재원을 재투자하거나 주주환원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SDI가 올해 보유 중이던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 전량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장부가치는 11조2000억원에 달한다. 삼성SDI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운영 및 투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외 삼성SDI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중 비영업자산으로 분류되는 곳은 삼성그룹의 석유화학 플랜트 회사 삼성E&A(보유지분 11.7%)와 보안 계열사 에스원(11%)이 대표적이다. 삼성SDI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회사는 해당 계열사 지분 취득 목적도 ‘투자’가 아닌 ‘경영참여’로 명시하고 있다.
삼성E&A는 석유화학 회사로 에너지, 배터리 등 밸류체인에 속한 삼성SDI과 사업 연관성이 떨어진다. 보안회사인 에스원도 마찬가지다. 두 회사의 장부상가치는 각각 약 5519억 원, 3021억 원으로 총 8540억 원 수준이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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