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기아는 해외 시장에서 ‘저렴한 소형차를 만드는 브랜드’로 통했다. 그런 기아였는데, 최근 완전히 달라졌다. 셀토스,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등 내놓는 신형 SUV 마다 해외에서도 성공하며 브랜드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다. 전동화 전환 시작을 알린 EV6를 통해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EV9을 통해 혁신적 전기차 브랜드로 방점을 찍는다는 각오다.
핵심 해외 시장으로는 북미가 꼽힌다. 국내에서는 길이 5m인 EV9이 대형차로 꼽히지만 북미에선 중형차로 분류될 정도로 덩치 큰 차량이 사랑받는 곳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기아는 EV9에 트레일러를 착용하면 2500kg까지 견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괴물급 SUV와 픽업트럭이 즐비한 북미에서 이 정도는 큰 장점이 아니다. 포드가 내놓은 전기픽업 F-150 라이트닝 견인능력은 4500kg에 이른다.
가격 경쟁력도 강점이다. EV9 판매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5만 후반에서 7만 달러 수준으로 점쳐진다. 북미에서 EV9과 체급이 비슷한 3열 SUV를 내놓은 경쟁사는 대부분 럭셔리 브랜드라 이보다 비싼 가격대에서 판매된다.
예를 들어 테슬라 모델X는 최근 가격 인하에도 가장 저렴한 모델이 10만 달러 초반대부터 시작한다. BMW iX도 8만4000달러~10만8900달러다. 이들 보다 EV9이 한국 돈으로 3000만~5000만원 가량 저렴한 셈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사양이 크게 밀리는 것도 아니다. EV9은 99.8kWh급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가능거리가 541km(WLTP 기준)를 목표로 한다. 자율주행 레벨3에 해당하는 HDP(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 원격스마트주차보조2(RSPA2), 무선업데이트(OTA)를 통한 옵션 업데이트 등 첨단 신기술도 대거 탑재했다.
기아는 EV9의 글로벌 판매량을 연간 10만대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삼성증권 임은영 EV·모빌리티 팀장은 최근 기아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EV9 이익증가 효과는 525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장 저렴한 트림이 10만대 팔렸을 때 영업이익률 7%를 거둔다는 가정에 근거한 추정치다.
송호성 사장도 “EV9은 기아가 세계적 모빌리티 브랜드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플래그십 모델”이라고 자신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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