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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자율운항·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는다

기사입력 : 2023-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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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대우조선·삼성重 ‘자율운항 삼국지’
암모니아·수소 등 친환경선박도 세계 선두권

K-조선, 자율운항·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는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K-조선이 글로벌 무인 선박 선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워 가장 큰 경쟁자인 중국 업체들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다.

2010년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조선사들에 추격을 허용했던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이라는 무기를 장착한 뒤 2020년대 들어 글로벌 왕좌 자리를 되찾았다. LNGc(액화천연가스 운반선)로 대표되는 선박 수주에서 앞도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K-조선은 지난해부터 친환경 선박 수주에서 벗어나 원격 제어·조정이 가능한 자율운항 기술 개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HD현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올해를 기점으로 각자들 방식으로 무인 선박 시대를 준비 중이다.

선박 자율운항 시대 연다
K-조선 맏형인 HD현대(회장 권오갑닫기권오갑기사 모아보기)는 지난해 자율운항 2단계를 상용화했다. 그룹 자율운항을 이끄는 곳은 아비커스(대표 임도형)다. 2021년 사내벤처에서 출발한 아비커스는 HD현대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개발을 주도했다. 임도형 아비커스 대표 지휘 아래 지난 3년간 하이나스(하이나스 1.0)를 국내외 선사 총 170여척에 수출했으며, AI(인공지능) 기반 항해 보조 시스템 ‘하이바스’ 또한 50여척을 추가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부터 선원 항해 지원을 넘어 원격 제어까지 가능한 자율운항 2단계 ‘하이나스 2.0’을 상용화했다. 이 솔루션은 딥러닝 기반 상황 인지 및 판단을 통해 속도제어와 충돌회피 등 다양한 돌발상황에 선박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축적된 실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운항경로를 생성하고, 자율적으로 엔진출력을 제어해 연료 소모도 최소화한다.

HD현대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전세계 처음으로 자율운항 기술을 통한 대형 선박의 대양 횡단에 성공했며 SK해운과 장금상선 등 국내 선사 2곳과 대형 선박 하이나스2.0을 수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세계 최초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선급협회(ABS)로부터 선박 자율운항 4개 분야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 무인자동화 선박 솔루션 개발 동력을 얻었다.

HD현대 중간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대표 가삼현·정기선)은 선박 자율운항 통합플랫폼, 기관자동화시스템(HiCBM)과 선내 통합안전관제시스템(HiCAMS)에 대해, 아비커스는 하이나스2.0에 대한 AIP를 받아 자율운항 분야 미래 기반기술을 확보했다. 기관자동화시스템과 통합안전관제시스템은 사람 개입 없이 선박 내 기계장비와 부품 상태를 진단하거나 화재 등 위험 상황을 식별해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AI 기반 솔루션이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규모 보트 쇼인 ‘포트로더데일’에 참가,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2단계 솔루션인 ‘뉴보트(NeuBoat)도 선보였다. 뉴보트는 신경세포를 뜻하는 ‘뉴런(Neuron)’과 보트(Boat)의 합성어로 선박에 탑재된 아비커스 AI 자율운항 솔루션이 인간의 신경세포처럼 다양한 해상 환경을 스스로 인지, 판단, 제어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율 항해(NAS), 자율 이·접안(DAS) 기능은 물론 완벽한 일몰 지점을 추천해주는 등 보트 이용자들의 고객 경험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아비커스는 글로벌 톱 티어 보트 전장업체 레이마린(Raymarine)과 다년간 독점 파트너십을 맺고 뉴보트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양사는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레이마린 보트용 다기능 디스플레이에 아비커스 뉴보트를 탑재한 세계 최초 자율 레저보트 솔루션 ‘레이마린 X 아비커스 뉴보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자율운항 선도 행보는 올해도 이어졌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ABS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ABS는 선박·해상 구조물 기술 적합성과 기준을 정하는 국제 선급협회다. 이를 통해 기관자동화시스템과 통합안전관제시스템을 실제 선박에서 세계 최초로 실증할 계획이다. 아비커스 자율운항솔루션에 더해 두 시스템에 대한 실증까지 성공하면 항해사는 물론 기관사, 갑판원 도움 없이 장시간 운항이 가능한 대형상선 분야 세계 첫 ‘무인 선박’ 개발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대표 최성안·정진택) 또한 ‘SAS(Samsung Autonomous Ship)’라는 자율운항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 2016년 개발한 SAS는 자율 운항 및 원격 항해를 위한 항법지원시스템이다. 하나의 시스템에 여러 멀티 기능을 통합하여 비숙련 작업자도 쉽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3단계 자율운항은 선원이 없이 선박 원격 제어·조종이 가능하다. 선원을 보조해 기능을 수행하는 1~2단계와 달리 3단계 자율운항은 무인 선박에 직격되는 솔루션이다.

이를 위해 삼성중공업은 모형·터크·대형 실습선 순으로 단계적 자율운항 실증을 진행 중이다. 예정대로 3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이 나온다면 삼성중공업은 오는 2030년 무인 자동화 자율운항 솔루션 개발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우조선해양(대표 박두선) 자율운항 솔루션은 지난 2021년 12월 실물이 등장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때 자율운항시험선 ‘단비(DAN-V : DSME Autonomous Navigation-Vessel)’를 선보였다.

현재 경기경제자유구역청, 시흥시, 서울대 시흥캠퍼스 등과 자율운항기술 개발과 실증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해 제부도 인근해역에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해상 시험을 성공적을 마무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단비’가 여타 솔루션 대비 상용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단비는 대형 상선을 모사한 자율운항 전용 테스트 선박으로 실제 대형 선박과 유사한 운항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국내 조선사들 자율운항 주력 타깃인 대형 상선용 자율운항 시스템 검증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실물 공개는 조금 늦었지만 현재 로이드 선급 기준 자율운항 레벨3 수준까지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오는 2024년 완전자율운항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친환경 영토 확장
자율운항 솔루션과 함께 미래 조선 핵심인 ‘친환경 선박’ 역시 K-조선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LNGc뿐만 아니라 탄소포집기술(CCS)까지 사업 영토를 확대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율운항 솔루션 분야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친환경 선박 기술력에서는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에 뒤지지 않는다. 시작은 지난 2020년 10월 영국 로이드 선급으로부터 기본인증을 획득한 암모니아 추진선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 대체 연료다. 이송, 보관 등이 용이해 선주들 관심도 높아 수소와 함께 대표적 친환경 엔진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25년 목표로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 1월에는 ABS로부터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시스템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 : 초대형 유조선)’ 적용에 대한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는 LNG 등을 산화시켜 만든 탄화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저탄소 고효율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다. 기존 VLCC 발전기 엔진을 고체산화물연료전지로 대체하면 발전 효율은 높아지고, 온실가스 베출량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두 달뒤인 2021년 3월에는 ’DSME 로터 세일 시스템‘을 개발했다. 당시 노르웨이 DNV사로부터 초대형 원유 운반선과 LNGc에 적용 가능한 해당 기술 기본인증을 획득했다. ‘로터 세일’이란 선박의 갑판에 원통형 기둥(로터 세일)을 설치해 운항 중 바람으로 기둥이 회전하는 힘을 통해 선박 추진에 필요한 동력을 추가로 확보하는 장치다. 차세대 친환경 보조 추진 기술 중 하나로 IMO(국제해사기구) 에너지효율지수 기준 5% 이상 연료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4월에는 ABS로부터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도 획득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전세계적 탈탄소화 정책과 탄소포집 기술 발달로 선박을 통한 액화이산화탄소 운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소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에 따라 초대형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HD현대 한국조선해양도 친환경 선박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 총 197척 가운데 절반이 넘는 110척을 이중연료엔진이 탑재된 친환경 선박으로 수주한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조선해양은 특히 지난 2018년 7월 세계 최초로 LNG 추진 대형 유조선 인도, 2020년 9월 세계 최초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등 LNG 관련 ‘세계 최초’ 타이틀을 잇달아 따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며 친환경 선박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변화했다.

메탄올은 ‘완전 탈탄소 선박’인 수소 선박의 상용화 이전 중간다리 역할을 할 친환경 연료로 주목 받고 있다. 머스크로부터 수주한 메탄올 추진 선박에는 대형선으로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이번 선박 발주로 기존에 운영하던 노후 컨테이너선을 일부 대체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을 100만 톤가량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독자 기술을 통한 전기추진 선박 건조 역시 추진 중이다. 현대미포조선이 지난 2020년 7월 울산정보산업진흥원(UIPA)과 계약을 체결한 ICT 융합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은 지난해 10월 인도돼 울산 장생포에서 ‘고래바다여행선’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선박에는 직류 그리드(DC Grid) 기반 전기추진시스템, 이중연료 엔진, 지능형 통합제어시스템, 원격관제 스마트 솔루션 등 4가지 핵심 기술이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그뿐만 아니라 화재와 폭발 위험이 없는 배터리를 활용한 차세대 전기추진선 개발에도 착수했다.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스탠다드 에너지와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반의 차세대 선박용 ESS 솔루션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시작점이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물이 주성분인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와 폭발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한 기술로, 외부 충격으로 인한 열 발생이 거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출력이 2배 가까이 높고, 수명도 4배 이상 길다.

한국조선해양은 스탠다드에너지와 협력해 내년 상반기까지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 선박용 MW급 ESS 솔루션을 개발해 해상 실증 및 선급 승인을 추진하고, 차세대 전기 추진선 및 전력운송선 기본 설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암모니아선, 이산화탄소 운반선, 액화수소 운반선 등 미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육·해상 LNG 저장탱크와 재액화·기화 설비 등의 엔지니어링 경험을 토대로 액화수소·암모니아 화물창, 저장탱크 및 화물운영시스템 등 핵심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기술 교류를 통해 향후 협력 분야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차세대 연료 전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2022년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삼성중공업은 LNGc 중심 수주를 벗어나 암모니아·수소 등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SD(Energy Saving Device : 탈탄소 규제 대응과 연료소모량 저감을 위한 에너지 효율 개선 장치) ▲ESS(Energy Storage System : 선박 리튬 이온 배터리 시스템) 등을 개발 완료했다. 이를 통대로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Energy Transition’을 꾀한다.

CCS는 국내 조선사들의 새로운 활로다. 이 시스템은 기존 원유 추진 선박의 친환경성을 높인다. 선박 탄소 포집 시스템을 장착할 경우 운항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 배출하지 않고 포집할 수 있어 IMO가 정의한 친환경 선박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지난해 1월 ‘선박 탄소 포집시스템(On board Carbon Capture)’ 실증에 나선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선을 대상으로 탄소 포집 기술을 실증한다.

내년에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연료전지 개발뿐만 아니라 구형 선박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기대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21년 9월 암모니아수 흡수제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포집 후 저장하는 선박용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 갈수록 강화하는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암모니아수를 이용해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는 습식 포집공정과 광물탄산화 기술로 장치 규모에 따라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며 “흡수제는 재생 후 다시 사용할 수 있어 손실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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