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재무 관련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김경훈 부사장이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SK 출신이 아닌 외부에서 영입된 금융·투자 전문가다.
SK온이 대규모 자원조달이 필요한 만큼 이 분야 경험이 많은 투자업계 인사를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미국 명문 브라운대를 나온 재원이다.
작년초까지 SK온 재무담당을 맡은 박종욱 부사장도 브라운대를 나와 바클레이즈캐피탈 한국법인 대표를 지내다 지난 2017년 SK그룹으로 영입된 바 있다.
하지만 현금창출 능력이 문제다. 이 회사는 지난해 흑자전환을 공언했는데, 예상보다 커진 초기 운영비 등으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조4000억원에 이른다.
SK온은 지난해 2조8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했다. 이 가운데 2조원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긴급 지원 받은 것이다.
SK온은 올해도 약 7조원 수준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가장 많은 투자액이 들어가는 곳은 공격적 증설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 배터리 시장이다.
최근 SK온은 포드와 합작 설립한 미국 배터리공장 블루오벌SK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지분을 취득했다. 최종적으로 5조원을 투자해 블루오벌SK 지분 50%를 취득한다는 계획된 투자의 일환이다.
자금 확보를 위해 SK온은 올해도 유상증자를 추진해 2조~3조원을 추가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투자 시장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지지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려 사업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과제다. 김경훈 부사장은 지난 7일 SK이노베이션 2022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모두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출은 2배 수준 성장세를 이어가고, 수익성은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그는 구체적인 수익성 목표에 대해 “올해 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영업이익도 플러스 전환한 이후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내겠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난해 발목 잡힌 해외공장 수율 개선 문제다. 수율은 공장에서 만든 완제품 가운데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정상제품 비율이다. 배터리 사업에 비교적 늦게 뛰어들어든 SK온이 해외공장 운영 경험이 적다보니 노하우가 부족해 불량률이 높았다.
김 부사장은 “수율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수율이 좋은 지역의 프로세스를 헝가리·미국 등 해외공장에 적용해 수율 안정화를 추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에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준다.
미국 조지아 자체 공장과 포드와 합작공장 등 일찍부터 미국 진출을 준비한 SK온이 혜택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산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 1대가 판매되면 약 45달러 혜택이 배터리 회사에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배터리 생산량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약 4조원의 혜택이 기대된다고 추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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