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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은커녕 땅도 안 팔린다…날로 커지는 건설업계 부동산PF 리스크

기사입력 : 2023-02-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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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미분양 속 얼어붙은 분양경기, 건설사들은 신규 택지 매입도 외면

월별, 지역별 미분양 주택 수 / 자료=한국신용평가이미지 확대보기
월별, 지역별 미분양 주택 수 / 자료=한국신용평가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 연방준비제도와 우리나라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에서 비롯된 금융·건설업계의 자금경색이 점점 심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이미 부동산PF 대출 연체 잔액이 1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분양은커녕 땅도 팔리지 않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253천억원으로 2021년 말(1102천억원)보다 151천억원 늘었다. 2020년 말 903천억원과 비교하면 35조원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뛰었다. 증권사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8.2%2021년 말(3.7%)보다 4.5%p 상승했다. 2019년 말(1.3%)보다는 6배 넘게 오른 것이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2.37%2021년 말 대비 1.18%p, 여신전문회사 연체율은 1.07%0.6%p 상승했다. 보험사 연체율 역시 0.40%0.33%p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은행까지 포함한 전 금융권 연체율은 같은 기간 0.38%에서 0.90%0.52%p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자금경색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인 성공적 분양이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분양 최대어로 손꼽히며 오랜 기간 기대를 모았던 둔촌주공재건축이 정부의 집중적인 정책적 지원을 받고, 그것도 주력평형에서만 간신히 계약 마감에 성공할 정도로 얼어붙은 시장에서 분양업계는 공포에 떨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물량은 68천호로 심리적 안정선에 해당하는 6만호를 훌쩍 넘었다. 특히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한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7518호로 전월보다 5.7%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둔촌주공이 저 정도면 다른 단지들은 어지간한 분양가로는 명함도 내밀기 힘든 수준이 됐다, “지방은 고사하고 경기나 인천에서도 계약은커녕 순위 내 청약마감조차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길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20231월 말 기준으로 건설사 신용연계 단기유동화증권(ABCP, ABSTB)의 만기구조를 살펴보면 약 90%의 만기가 상반기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2~3월에 도래한다, “높은 신용도로 만기가 분산된 A1급이나 유동화시장에 대한 접근성에 한계가 있는 A3급의 발행규모가 크지 않은 가운데, 전체 발행규모의 70%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A2급 유동화증권을 중심으로 차환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분양시장이 악화되다 보니, 새 아파트를 지을 땅마저 팔리지 않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입찰 공고를 내고 분양에 들어간 공동주택용지 총 8개 필지 가운데 매각이 완료된 필지는 인천 검단과 경북 칠곡 북삼지구 아파트 용지 2개뿐이며, 전체의 75%6개 필지는 신청기업이 없어 유찰됐다.

남양주 진접2 주상복합용지 2개 필지를 비롯해 군포 대야미 주상복합용지, 구리 갈매역세권 및 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용지 등 수도권 유망 택지들이 줄줄이 미분양된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호황기에는 어떤 위치에건 공급만 이뤄지면 특별한 홍보 없이도 입소문만으로 완판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런 시기에는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일단 있는 것만 잘 지키자는 안전 중심 전략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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