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취임 후 첫 행보로 지난 13일 청주교육원에서 신입 행원 특강을 실시했다. 이 행장은 신입 행원들에게 고객만족, 현장중심, 시장상황, 원가의식, 도전정신 등의 업무자세를 강조하고, 농협의 정체성을 가슴 깊이 무장하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초 취임한 이 행장은 비이자이익 확대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로 이익 기반을 넓히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구조 개선이 주요 과제로 꼽혀왔다.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이자이익이 늘고 있지만 비이자이익의 경우 성과가 더딘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5조2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8%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 카드 제외)은 2021년 3분기 1.43%에서 작년 3분기 1.55%로 0.1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쟁 은행의 수수료 이익을 보면 농협은행의 감소 폭은 두드러진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은 7262억원, 우리은행은 700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2.7% 줄었다. 하나은행은 4601억원으로 7.6% 늘었다.
비이자이익 부진은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낮은 수익성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작년 3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73%로, 신한은행(11.68%), 국민은행(10.45%), 하나은행(10.46%), 우리은행(12.94%)에 이어 최하위다. 총자산수익률(ROA) 역시 0.51%로 우리은행(0.72%), 신한은행(0.7%), 국민은행(0.67%), 하나은행(0.65%) 등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지주 계열사인 NH투자증권 등과의 협업도 비이자이익 수익 확대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 행장은 “WM, 퇴직연금, IB 사업은 NH투자증권과 같은 지주 내 전문가 집단과 협업해 선도사와의 격차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해외 IB와의 연계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취임한 이석준닫기이석준광고보고 기사보기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한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항상 고객과 함께하는 생활금융 생태계 구현, 미래형 금융서비스를 선도하는 개방형 사업모델을 완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자회사를 비롯한 범농협이 함께 하는 시너지 경쟁력을 기반으로 농협금융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고 지속가능경영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올해 초 지주 내 에셋전략부문을 신설해 기존 경영기획, 사업전략, 리스크관리, 디지털금융 부문에 더해 5부문 체제로 확장했다. 에셋전략부문장에는 길정섭 농협은행 자금시장부문 부행장을 발탁했다. 에셋전략부문은 지주와 계열사의 자산운용 부문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그간 계열사마다 별도로 관리해 온 자산운용 전략을 지주 차원에서 들여다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행장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플랫폼 기업과도 손을 잡기로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다수의 ICT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해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전통은행 입장에서는 은행·비은행의 경계를 넘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금융서비스 기반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게 이 행장의 판단이다.
이 행장은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종합 플랫폼인 '올원뱅크'를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업무 프로세스 재분석 및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조직을 확대하고 담당 부행장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농협은행은 기존 애자일 조직으로 별도 운영하던 DT업무 관련 조직을 각 부서 내 팀으로 전환하고 이를 총괄 관리하는 'DT부문'을 신설했다. 또 DT부문 내 프로세스혁신부를 신설해 농협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전담하도록 했다. IT부문 내 IT투자금융단을 더해 수수료사업과 중점 특화 사업의 IT 전문성도 강화했다.
DT부문장에는 올원뱅크사업부장, 디지털전략부장 등을 지낸 강태영 부행장을 앉혔다. 데이터부문장은 정재호 부행장, IT부문장은 박수기 부행장이 맡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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