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기습적인 폭우로 해당 빌라 반지하에 거주하던 일가족(A씨·47, 그의 언니 B씨·48, A씨의 딸·13)이 고립돼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함께 살던 모친은 병원 진료 때문에 당시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에게는 발달장애가 있었다고 인근 주민들은 전했다.
지하나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의 점유형태로는 월세가 51.1%로 절반이 넘는 수치를 차지했다. 지상층의 경우 월세 비중이 22.4%에 해당했던 것을 고려하면, 반지하와 지하에 거주하는 계층일수록 주거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특히 거주비 부담이 큰 서울 및 수도권의 지하층 거주 비율이 높았다.
전체 32만7000가구 중 수도권의 반지하층이 31만4000가구로 전체의 대다수가 수도권에 포진해있었고, 특히 서울에만 20만1000가구가 집중돼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지하 거주 가구의 수해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이에 서울시는 지하·반지하의 ‘주거 목적의 용도’를 전면 불허하도록 건축법을 개정에 나섰다. 상습 침수 또는 침수우려구역을 구분하지 않고, 지하층은 사람이 살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시는 '반지하 주택 일몰제'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에 허가된 지하·반지하 건축물에 10∼20년의 유예 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을 없애는 제도다. 세입자가 나간 뒤에는 비주거용 용도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상습 침수·침수우려구역을 대상으로 모아주택,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또 기존 세입자의 대체 주거지 마련을 위해 '주거상향 사업'과 '주거 바우처'도 활용할 예정이다. 주거상향 사업은 지하·반지하, 쪽방, 숙박시설 등에 거주하는 주거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상담을 거쳐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주거 바우처는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차상위계층 가구에 시가 월세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반지하 특정 바우처는 2년간 매달 20만원의 월세를 지원해 반지하 거주 가구의 지상층 이주를 돕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지원 금액인 20만원은 지상과 반지하 거주 가구의 평균 월세 차액(13만8000원) 및 타 주거 사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산정했다.
반지하 특정바우처는 서울형 주택바우처 중 일반바우처(가구원수별 월 8만~10만5000원지원)와는 중복 지급이 되지 않는다. 다만 특정바우처와는 중복해서 받을 수 있다. 특정바우처 수령 희망 가구는 서울주거포털 안내 페이지에서 침수 우려 가구와 중증장애인 거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아동 특정바우처(서울형 주택바우처 지원대상 가구 내 만 18세 미만 아동 대상, 월 4만원)와는 중복해서 받을 수 있다.
다만 바우처 수혜 대상에 고시원, 옥탑방 이주자가 제외되면서 실용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옥탑방과 고시원이 바우처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는 반지하 거주 가구 지원 대책의 취지에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주거 취약지는 반지하뿐만 아니라 옥탑방, 고시원도 포함하면서, 반지하 이주 지원 정책을 통해 또 다른 주거 취약지로 이동하게끔 유도하는 처사는 정책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옥탑방과 고시원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각에선 실질적으로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북구 수유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서울시가 지원하기로 한 20만원으로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는 분들을 지상으로 올리기에는 한계점이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의 다양한 복지혜택을 받았던 차상위계층들은 LH·SH로 이미 이동했으나, 아직까지 반지하에 거주하는 분들은 복지혜택을 받지도 못했던 사람들이기에 지상 월세 보증금조차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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