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고랜드 디폴트 논란은 과거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했던 2050억원 규모의 레고랜드 건설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의 부도처리에서부터 시작됐다. 레고랜드 부동산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증권은 국내 증권사 10곳, 운용사 1곳이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PF대출이란 대출 과정에서 자금조달 기초를 사업주의 신용이나 물적담보 대신 프로젝트의 경제성, 즉 미래가치를 두고 이뤄지는 방식을 말한다. 미래가치를 담보로 이뤄지는 대출이기 때문에 금리변동 등의 시장 변화에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김진태 지사는 10월 21일,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고 문제가 된 ABCP 2050억원을 2023년 1월까지 전액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지난 10월 충남지역 건설사인 우석건설이 납부 기한 어음을 막지 못해 1차부도처리된 것에 이어, 11월에는 경남 창원 중견 건설업체인 동원건설산업(주)이 최종 부도처리됐다. 동원건설산업은 지난 25일(1차)과 28일(2차) 도래한 총 22억원의 어음결제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는 지방 건설사에서만 부도사태가 발생했지만, 이 같은 물결이 수도권 대형 건설사들까지 덮친다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외형확장에 집중하는 사이 우발채무 규모가 커진 건설사들이 분양 빙하기까지 맞물리며 더 큰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연말 들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일부 건설사들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는 등, 심상치 않은 내년 전망을 예고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 대형 사업장에도 영향이 미쳤다. 대표적으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주목을 모았던 둔촌주공아파트(단지명 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사업의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환 발행이 실패하면서, 시공사업단이 보증한 사업비 7천억원을 상환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천신만고 끝에 지난 10월, 시공단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이자를 포함한 기존 사업비 7231억원을 조달하며 급한 불은 껐다.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2023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내년 건설투자는 0.4% 감소할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오르면 건설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해볼 순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지방 건설업체들은 자금조달에 한계가 있다”며 “만약 건설업체가 도산하면 전문건설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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