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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여파 속 지방 건설사부터 시작된 부도사태…"내년이 더 위험하다"

기사입력 : 2022-12-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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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건설 이어 경남 동원건설산업 부도처리…PF대출 부실 우려 여파
건설사 하나에 엮인 협력업체만 수십 개, 산업 전반 연쇄 파동 공포감

10월 말 기준 종합 CBSI 추이 / 자료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10월 말 기준 종합 CBSI 추이 / 자료제공=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강원도 레고랜드의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촉발된 국내 기업들의 채권부실 우려 사태가 일파만파 퍼진 이후, 지방 건설사를 시작으로 서서히 '연쇄 부도'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충남지역 건설사인 우석건설이 납부 기한 어음을 막지 못해 1차부도처리된 것에 이어, 지난달에는 경남 창원 중견 건설업체인 동원건설산업(주)이 최종 부도처리됐다. 동원건설산업은 지난 25일(1차)과 28일(2차) 도래한 총 22억원의 어음결제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PF대출이란 은행 등 대출기관이 특정 사업의 사업성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돈을 빌리는 주체의 신용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더 주목하는 대출로, 주로 건설업을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에 주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은 PF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분양수익을 내서 대출을 상환하고 이익을 남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원활하고 부동산이 활성화된 시기에는 PF대출에 문제가 없지만, 올해처럼 분양이 어렵고 부동산이 얼어붙은 시기에는 PF대출의 부실 위기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PF대출 부실로 건설사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될 경우 이번과 같이 건설사들의 부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문제는 건설사 하나에 엮여있는 협력업체가 기본적으로 수십여 개가 넘어간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인테리어·시공 업체부터 건설원자재 업체, 심지어는 공사현장 인근의 인부식당에 이르기까지, 건설사 하나의 도산은 단순한 기업 하나의 도산 이상의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직까지는 지방 건설사에서만 부도사태가 발생했지만, 이 같은 물결이 수도권 대형 건설사들까지 덮친다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외형확장에 집중하는 사이 우발채무 규모가 커진 건설사들이 분양 빙하기까지 맞물리며 더 큰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추산한 10월 CBSI는 전월 대비 5.7p 하락한 55.4로, 9년 8개월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건설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C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CBSI는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미분양 주택도 꾸준히 늘고 있다.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7217호로 전월보다 13.5%(5613호) 증가했다. 서울 미분양 주택은 866호로 전월 대비 20.4%(147호) 늘었고, 지방 미분양도 17.2%(5814호) 늘어난 3만9605호로 집계됐다.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7077호로 전월보다 1.6%(112호) 줄었으나, 서울(210호)은 12.3%(23호) 늘었다.

그런가하면 내년 수도권 아파트값과 전세가격이 올 연말보다 3~4%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3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발제를 통해 “내년에도 고금리에 따른 주택 매수심리 위축이 지속돼 집값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저점에 도달한 이후엔 L자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2023년 건설경기 전망에 대한 어두운 관측도 나왔다. 주제발표를 맡은 박선구 연구위원은 “건자재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인해 내년 건설투자는 0.4% 감소할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오르면 건설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해볼 순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지방 건설업체들은 자금조달에 한계가 있다”며 “만약 건설업체가 도산하면 전문건설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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