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최연소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로 하나증권을 이끈 지 2년 만이다. 이 대표는 1974년생이다. 취임 당시, 만 47세 나이로 최연소 비 증권 출신 CEO라고 주목받은 바 있다.
지난 13일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가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하나은행(은행장 박성호닫기박성호기사 모아보기)과 하나증권, 하나카드(대표 권길주닫기권길주기사 모아보기) 등 3개 계열사 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하나증권 신임 대표이사에는 강성묵 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이 추천됐다.
이는 올해 3월부터 하나금융 그룹사를 이끌게 된 함영주 회장의 전략적 인사로 풀이된다. 이은형 대표 스스로 본인 임무를 충실히 다했다고 판단해 후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결정을 스스로 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부회장이 하나증권 대표이사 임원 후보 추천위원회 후보를 자진 고사하면서 하나증권 대표 적임자로 강성묵 사장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되는 이은형 대표는 앞으로 그룹사 글로벌 담당 업무에 전념할 계획이다. 기존에 하나증권 대표를 맡으면서도 부회장직은 수행하고 있었지만, 그룹사가 글로벌 진출에 성과를 차츰 드러내고 있는 만큼 ‘해외통’이라 불리는 이 대표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과거에 중국 대학교수로도 재직하고 2011년부터 중국 민생 투자그룹 총괄 부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업계에서 글로벌 전문가로 통한다.
이 부회장은 이진국닫기이진국기사 모아보기 전 하나증권(당시 하나금융투자) 대표가 선행매매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잡음이 불거진 지난해 3월 ‘구원투수’로 하나증권에 왔다. 취임한 뒤부터 올해까지 총 1조원대 유상증자로 그룹에 지원받으면서 자기자본 6조원대 초대형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으로 거듭났고, 올해 7월엔 하나금융투자에서 하나증권으로 사명도 교체했다. 고객에게 한층 더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고자 하나대투증권에서 하나금융투자로 이름을 바꾼 지 7년 만의 결정이었다.
‘해외통’ 이은형 대표를 주축으로 글로벌 부문에서도 성과를 냈다. 업계 최초로 ‘해외 탄소 배출권’을 획득해 하나증권의 탄소금융 사업을 해외로 넓혔고, 지난 4월엔 베트남 증권사 ‘BIDV 증권’(BIDV Securities) 지분 35%를 1420억원에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분 인수로 충당한 자본은 BIDV 증권 디지털 플랫폼을 개편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에 쓰고 있다.
그동안 그룹사 글로벌 부회장 직을 병행하면서 하나증권과 그룹사 사이 시너지(Synergy·협력작용) 강화에 힘을 쏟아온 만큼 하나증권 대표직을 내려놓더라도 관련 업무 추진은 이 대표가 주축이 될 것이라 관측된다. 현재 하나금융은 2026년까지 베트남 등 글로벌 현지에서 주요 디지털 특화 증권사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이은형 대표가 사표를 냈다기보다는 겸직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향흐 그룹 핵심사업의 한 축인 글로벌 사업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대다수 CEO 연임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내년에도 고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에 위험 관리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앞서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김성현 KB증권 대표와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 삼성증권 대표 등은 연임이 결정됐다.
업계에선 이번 주 발표 예정인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역시 정일문 대표 5연임을 예측한다. 이 밖에 임기 만료를 앞둔 최현만·이만열 미래에셋증권 대표, 최병철 현대차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김신 SK증권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 등도 유임이 유력하다고 점쳐지는 상황이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그룹사인 신한금융지주에서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회장 대신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회장직에 내정하면서 향방이 묘연해졌다. 또한 임기 종료 뒤에도 업무를 수행 중인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교체 이야기도 업계에서 돌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증권가가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는데 내년에도 실적이 급반등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예상돼 CEO 교체를 결정하는 곳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날이 좋아질 때까진 위험 관리 차원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진이 변화 없이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