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마스턴투자운용 대표이사(사진)는 18일 한국금융신문과 <CEO초대석> 인터뷰에서 “마스턴의 전략은 국내·외 주요 입지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코어(Core) 전략에 치중된 다른 운용사와 대비된다”고 말했다. 가능성을 먼저 발견하고 사업 초기단계부터 매입을 진행하면서 임차인 구성, 물리적 환경 개선 등 보강을 통해 부동산 가치를 올리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해외 부동산 관련 주목하는 자산으로 ‘멀티패밀리(multi-family)’를 꼽았다. 임대형 아파트, 스튜던트·시니어 하우징 등은 인플레이션 헤지(hedge) 기능으로 물가상승률 이상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세를 전망했다.
종합운용사에 “밀리지 않는” 부동산 대체투자 전문사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 2009년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 자산관리 회사로 출발했으며, 2014년 개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대체투자 전문운용사다. 김 대표는 마스턴투자운용이 코어(Core), 밸류 애드(Value add)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개발 전략을 고루 구사하고 있으며, 차별화 배경에는 인재 우대가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운용사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 만큼 마스턴의 성장 배경에는 우수한 대체투자 인력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라며 “회사 철학에 맞춰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7월에는 기존 김대형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대형·김종민·이상도·홍성혁 대표이사로 4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의 최상위 의사결정기구(MSC)에서 4명의 대표이사를 포함해 F&F(Funding & Finance) 부문, 리츠부문, 경영부문 등 각 분야 핵심 리더가 집단지성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마스턴의 주요 해외 실물 투자로는 프랑스 파리 Crystal Park 오피스, 폴란드 바르샤바 CEDET 빌딩, 미국 뉴욕 맨해튼 One Madison Avenue 재개발 프로젝트 등이 있다. 국내 부동산펀드(REF)에는 두산타워, 디타워 돈의문, 또 리츠를 통해서는 센터포인트 광화문 등이 있다.
‘한국은 좁다’…해외 부동산 영토 향해 뛴다
‘해외통’ 김 대표에게 맡겨진 임무는 글로벌 투자 역량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상업용 부동산 1000조원 시장에서 선두인 미국(800조원)은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한국은 20조원 규모에 그친다.김 대표는 해외부동산 투자 관련 “해외투자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외 자산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 더해 부동산 본래 수익 외 환헤지를 통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다양한 국가로부터 인컴(income)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만 치중할 경우 규모의 한계뿐만 아니라, 정책, 정세 등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지역을 다변화하면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의미가 있다는 애기다.
김 대표는 “유럽은 금리가 낮아서 레버리지 효과를 크게 거두는 에쿼티(equity) 투자, 미국은 차주들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론(loan)투자 성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투자처로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이 거론되는데, 여기에서 최근 일본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중국 투자가 빠지는 가운데 저성장으로 저금리 기조인 일본에서 거래량이 올해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자산 타입별로 보면, 먼저 멀티 패밀리가 주목된다. 김 대표는 미국 유학 당시에 다세대 멀티패밀리에 살면서 연간 단위로 재계약을 한 경험을 얘기하면서 “멀티패밀리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집값이 상승하다보니 젊은 층에서 주택을 사기보다 세입자(tenant)가 되는 경향이 있는 점도 멀티패밀리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리테일 자산은 플래그십 스토어 개념의 리테일 체험형 매장을 키워드로 꼽았다. 오프라인으로 경험해 보고 온라인에서 사는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다.
김 대표는 미국의 경우 번화가의 스트립몰(strip mall)이나 동네 근린생활시설을 밸류 애드하는 작업들이 주목된다고 했다.
데이터 센터에 대해 김 대표는 “부동산이기도 하고 핵심 인프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데이터 이용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며 “앞으로 임대료와 자산가치 상승 여지가 있다”고 제시했다.
대형 제약사 및 생명공학 연구실 등을 위한 오피스 빌딩인 라이프사이언스(life science)의 경우, 보스턴 베이 에어리어(Bay area),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등을 주요 권역으로 성장 중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아무래도 공급이 낮은 점이 있지만, 대형제약사 등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도 견실하다”고 말했다.
해외 오피스 투자의 경우 ‘플라이트 투 퀄러티’(flight to quality, 안전자산선호)’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 신축 빌딩인 미국 뉴욕 맨해튼 마천루 ‘원 밴더빌트’만 봐도 우량한 ‘좋은’ 임차인이 많이 들어갔다.
김 대표는 “‘워크(Work)-플레이(Play)-리브(Live)’ 트렌드로 테크(tech) 기업 등 젊은 직원들이 낡은 건물이 아닌 좋은 근무환경 어매니티(amenity) 니즈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는 시기마다 다르지만 현재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마지막 고객과의 접점을 의미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해외부동산 투자에 대한 자금 여력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그동안 “자금이 말랐던” 공제회에서 내년도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맏형’ 공제회가 나서면, 작은 기관 투자자들도 따라갈 수 있다. 또 보험사, 정부 기금 펀드 등도 힘을 보탤 수 있다.
김 대표는 “올해 하반기에는 아무래도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불확실하니까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했으나, 내년은 예의주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결국 회복된다는 게 중요”
김 대표는 금리인상기 국내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오히려 "대체시장은 전통자산 대비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과 견실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이라는 기본적인 장점이 있어서 다른 금융자산 대비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채권시장 유동성 비상등 기폭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우려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일괄 조정하는 게 아니라 좋은 사업장은 잘 평가해서 살릴 수 있도록 하고, 또 함부로 욕심내서 했던 어려운 사업장들은 거기에 맞는 평가를 해서 지원하는 방법이 맞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부실채권(NPL)을 처리하는 배드뱅크 등 업계와 논의해 다양한 아이디어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PF의 경우 부실이 터지면 정말 여파가 크기 때문에 도미노로 넘어지기 전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만 두면 공포가 있어서 결정을 못하기 때문에, 관(官)이 같이 고민하면 금융기관도 자구노력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금리인상은 자산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주지만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리만브라더스 사태의 교훈처럼 결국 부동산은 회복된다”며 “어떻게 대처하고 안정화 시기에 무엇을 할 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안정적 운용 첫 번째”…멀티패밀리·상장리츠 부각
김 대표는 2023년 대체투자 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에 “기본적으로 좋다”고 제시했다. 물가상승률을 임대료에 반영할 수 있는 등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 대비해서 수익성 측면에서 낫다는 것이다. 그는 2023년 마스턴투자운용 운용 방향에 대해 “일단 안정적 운용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기존 투자 건을 안정적으로 가져가면서 관리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금리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금리인상 폭과 속도라면 투자 규모가 축소돼야 하겠지만, 시장의 중론은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멀티패밀리는 미국 텍사스, 플로리다 같은 선벨트(sun belt) 지역, 산업이 좋은 지역들은 개발이 가능하고 하드에셋(hard asset) 투자 매입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관점에서 미국 오피스 투자는 프라임(prime)급과 다른 하위 등급 간 완전 차별화로 인해 오버 프라이싱(over pricing) 이슈가 있어서 쉽게 들어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다만 국내적으로 보면 오피스는 공급 부족으로 임대율이 견조하고 가격도 지켜지고 있으며, 렌트프리(rent free, 무상임대)가 줄어들어서 임대인 우위시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물류창고의 경우 장기적으로 보면 전망이 좋다고 봤으나, 다만 국내 수도권 인근 물류 개발 부지에 경쟁이 붙으면서 가격이 높아졌음에도 임대료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물류에 대해서는 임대차 조건과 개별 요인을 보고 딜소싱(투자처 발굴) 해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 대표는 “데이터센터는 현재 진행 중인 개발성 건들을 잘 진행하고, 추가 자산 확보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상장리츠 펀드 투자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했다.
실질 자산 가치(net asset value) 대비해서 주가 변동성이 커서 본질자산 반영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예컨대 GIC(싱가포르투자청)의 스토어캐피탈 인수, KKR(콜버그앤크래비스로버츠)의 부동산 포트폴리오 투자 목적 플랫폼 ‘SLP’ 설립 등 글로벌 대형 운용사, 국부펀드에서 리츠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다양한 섹터와 다양한 전략, 또 에쿼티(equity), 부채(debt) 등을 시장 상황에 맞게 우리가 재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금융환경, 세제, 투자제도 등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는 운용사로서 매번 금융환경을 모니터링하면서 늘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올해 5월 31일 첫 리츠인 ‘마스턴프리미어리츠’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금리 급등 시기 전에 딜을 클로징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또 기본적으로 프랑스 파리 도심에 인접해 우량 임차인을 보유한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라스트 마일 물류창고인 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 쿠팡 인천 항동 스마트 물류센터 등 우량한 기초자산으로 구성됐다. 오는 2024년 상반기까지 목표 배당수익률을 전반적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배당수익률이 상승한 것은 리츠에 담긴 해외자산 임대료 상승률이 원래 계획보다 더 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인해 내년에 연 5%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계산됐다. 보유한 기초자산 중 차입금이 있는 자산이 모두 고정금리로 설정된 것도 수익률 상승에 보탬이 됐다.
개발이 끝이 아니다…“퍼페추얼 전략 중요”
마스턴투자운용의 2022년 11월 말 기준 누적 AUM(운용자산) 규모는 34조2858억원이며, 누적 자산은 191개로 집계됐다. 국내 부동산 전문 대체투자 운용사 중 이지스자산운용에 이어 ‘버금’가는 규모다. 마스턴투자운용은 개발 후 안정화된 다음에 계속 보유하는 영속적인 ‘퍼페추얼(perpetual)’ 투자 전략을 무기로 제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개발을 통한 고수익과 자산 운용을 통한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으로 성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한 단계 더 나아가 ‘2030년 우량자산 200조원 규모를 운용하는 글로벌 톱10 운용사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영토 확장은 필수라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마스턴투자운용은 싱가포르, 미국 뉴욕에 오피스가 있고, 추가로 런던 오피스도 계획하고 있다”며 “글로벌 운용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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