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한복판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 이 건물 입구 오른편에는 작은 문이 있다. 바로 옆에 큰 대문이 있지만 사람들은 이 작은 문을 이용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LG전자(대표 조주완닫기조주완기사 모아보기·배두용)가 마련한 ‘방탈출 카페’가 나온다.
LG전자가 올초 서울 성수동에 ‘카페 할아버지 공장’이라는 주제로 방탈출 카페를 처음 열었을 때, 고객들 반응은 뜨거웠다. 1분 45초만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였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2주 특별 연장을 운영했지만, 이마저도 3분만에 마감될 정도로 핫플레이스로 꼽혔다.
강남역 ‘일상비일상의틈’에서 기자가 체험한 방 탈출은 ‘신혼집’ 콘셉트였다. 신혼 부부인 ‘지엘이’와 ‘심규’가 신혼집에 놓을 가전을 고르는 과정을 담은 내용이다.
진행 방식은 여느 방 탈출 카페들과 다르지 않다. 제한 시간 30분 내에 단서를 활용해 각 문제 자물쇠를 풀고 방을 탈출하면 된다.
또 다른 에피소드와 달리 ‘에피소드 4. 자, 내 말 좀 들어봐!’는 ‘협동’이 필요하다 보니 최소 2명 이상 참여해야 한다.
방 안에는 ▲신개념 공기청정팬 ‘LG 퓨리케어 에어로타워’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냉장고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식물재배기 ‘틔움’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등 다양한 LG 가전들이 놓여 있었다.
이 공간에 놓인 모든 가전들은 씽큐 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전문적인 방탈출 카페와 비교하면 난이도는 다소 낮은 편. 아무래도 수익성보단 LG전자 제품과 씽큐 앱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인 만큼, 어렵게 설정하기보단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는 것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은 가전은 무드업 냉장고. 패널을 원하는 색상으로 바꿀 수 있는 그 냉장고다. 따로 색상 패널을 살 필요 없이 설정 하나만으로 색상을 바꾸고, 집 안 분위기도 바꿀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쇼 ‘IFA 2022’에서 처음 공개했다. 무드업 냉장고는 컬러를 변경할 수 있는 도어가 4개인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의 경우 17만 개가 넘는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색 조합이 고민인 이들을 위해 계절·공간·힐링 등 테마 옵션도 제공한다.
LG전자 이색 마케팅은 조주완 대표가 줄곧 강조하고 있는 ‘F.U.N. 경험’과도 연결된다. F·U·N 경험은 ‘최고의(First), 차별화된(Unique), 세상에 없던(New)’ 혁신적 고객 경험을 의미한다. 그는 신년사에서도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으로 시각을 바꾸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단순히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의 사용하는 그 순간까지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방탈출 카페를 기획한 박웅기 한국ThinQ Part 파트장은 “씽큐 앱의 쉽고 편리함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었다. 정말 ‘내가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서비스다”라며 “억지스럽지 않게 고객들이 스스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방 탈출 형식을 빌어 의도한 메시지를 재미있게 잘 전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방 탈출 체험을 마치면 조그마한 플라스틱 ‘참(Charms)’을 받게 된다. 4개 에피소드마다 각각 다른 모양의 참이 제공된다.
이 참은 방탈출 카페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서 ‘씽큐 팔찌’로 만들 수 있다. 이 조그마한 참은 폐가전에서 추출한 ‘펠릿’과 폐플라스틱 소재를 배합해 만들어낸 재생 플라스틱이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폐가전에서 철, 알루미늄, 구리 등 40여 종 원자재를 재탄생시킨다. LG전자 ESG 경영 노력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포함한 많은 고객들이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소비를 추구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방 탈출 카페를 체험한 20대 커플은 연일 “너무 재밌는 경험”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들은 “친구가 LG전자에서 만든 방 탈출 카페가 있다고 해서 와봤다.
사실 다 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전들인데, 이렇게 방 탈출 카페서 단서로 활용되니 신선했다”라며 “씽큐 앱이 깔려는 있지만, 잘 쓰지 않았는데 오늘 집에 가서 가전들을 다 연동해보고 자주 사용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방 탈출 카페를 찾은 또 다른 20대 A씨는 “이전에 한 번 왔다가 오늘 또 예약하고 왔다”라며 “성수동 오픈할 때도 가보고 싶었는데 예약에 실패해 아쉬웠다. 강남역에 오픈한다는 얘기를 듣고 체험하러 왔는데 생각 이상으로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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