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797조1181억원으로 8월 말(768조5434억원)에 비해 28조6377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등 자산시장 조정이 지속되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크게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2.98%로 나타났다. 2013년 1월(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에선 1년 만기 상품 금리가 2·3년 만기 상품 금리보다 더 높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준 우리은행 '원(WON)플러스 예금' 12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는 최고 연 4.5%로, 24개월 만기 금리(4.3%)보다 0.2%포인트 높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도 12개월 만기 금리(4.35%)가 24개월 만기(4.2%)보다 0.15%포인트 앞섰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역시 12개월 만기 금리가 4.15%, 24개월 만기 금리가 4%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상품의 경우 만기가 짧은 상품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향후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되면서 만기가 짧은 상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시중은행 예금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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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신호탄으로 불린다. 돈을 오래 빌려줄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면 위험 회피를 위해 장기 채권 금리가 낮아지는 특징이 있다. 경기침체 위기감이 확산하면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만기가 긴 채권을 대거 사들이게 되고, 이에 따라 장기채권 가격이 상승(금리는 하락)해 단기채권 금리가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단기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예금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가파른 금리 상승세에 높은 이자를 찾으면서도 만기는 짧게 가져가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은행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상품의 금리를 높여 고객 자금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 장단기 금리 역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모두 추가적인 긴축 스탠스가 강화됐지만 경기는 공히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며 “국고채 주요 스프레드 역전은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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