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임세진)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우리은행 직원 A씨(43)와 그의 동생 B씨(41)가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와 이들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검찰은 A씨 형제가 해외직접투자 및 외화예금거래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품 거래대금인 것처럼 속인 뒤 해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50억여 원을 송금한 것을 포착한 바 있다. 또한 이들이 여러 차명계좌 등을 통해 범죄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범행을 도운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를 보면 횡령액 3분의 2가량은 B씨의 증권계좌로 유입돼 주식이나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됐고 나머지는 친인척 사업 자금 등으로 쓰인 상황이다.
A씨는 우리은행 기업개선부서에 근무하며 동생 B씨와 함께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은행 계좌에 있던 614억여 원을 3차례에 걸쳐 인출했다. 빼돌린 돈을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지난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통해 A씨 형제의 횡령 금액은 83억여 원이 추가됐다. 파악된 금액만 697억3000만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A씨 형제가 횡령한 돈 대부분을 우리은행이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돌려줘야 했던 계약보증금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우선협상자로 엔텍합을 선정하고 계약금을 받았으나 최종 계약이 무산되면서 이 계약금은 채권단에 몰수됐다. 이후 매각 주관사인 우리은행이 관리해왔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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