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이달까지 78개 금융기관에서 총 327회 1704억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횡령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일반은행권으로 5년 동안 894억원에 달했다. 다음은 상호금융사 256억원, 자산운용사 167억원, 저축은행 149억원 순이었다.
개별 금융사별 사고 규모가 큰 곳은 우리은행이 716억원, 단위농협 153억원, 하나은행 69억원 순으로 높았다.
2017년에는 68회에 걸쳐 144억원의 횡령이 발생했는데도 사건이 발생한 은행, 보험, 상호금융 1개사 등기임원은 연봉과 상여금으로 91억원을 받아 갔다. 특히 261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2021년에도 168억원을 챙겼다.
6년 동안 3회 이상 횡령사고가 발생한 은행, 보험, 상호금융 11개사의 등기임원은 642억원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개별 금융사로는 하나은행과 단위농협, 신협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6년 연속 횡령사고가 발생하면서 각각 17회, 59회, 58회 발생해 가장 사고가 빈번한 금융사로 이름을 올렸다.
신한(2018년~22년)·기업(18년~22년)·농협(17년~22년)은행과 수협은 5개년도 걸쳐 횡령이 발생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2019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발생했다.
보험사 중 유일하게 삼성생명이 4년간 횡령사고가 일어났다. 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도 3회 이상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정숙 의원은 “동일한 금융사에서 횡령 사건이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은 재발 방지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방증”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를 잃고도 횡령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임원들이 사고 발생 당해 연도까지 고액 연봉과 상여금까지 챙긴 것은 금융계의 고질적 모럴해저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해당 태스크포스는 ▲내부통제제도의 운영 실태와 ▲입법 취지 구현을 위한 바람직한 규율 방식 ▲실효성 확보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논의할 계획이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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