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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은 1대, 번호는 2개”…’e심’ 상용화 D-1, 달라지는 점은?

기사입력 : 2022-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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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e심(SIM) 상용화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기존 유심칩과 함께 이용하면, 스마트폰 한 대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e심은 기존 유심(USIM)칩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다만, 기존 유심칩은 물리적으로 스마트폰에 교체할 수 있었다면, e심은 스마트폰에 내장돼 별도의 칩을 삽입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단말기 교체시 통신사의 프로파일(통신사 네트워크 접속 정보)을 내려받아야 한다.

현재 e심은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69개국, 175개 통신사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e심을 도입한 미국의 경우 2018년 10월부터 상용화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GSM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5억개 이상, 2025년에는 24억 개 이상의 스마트폰이 e심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e심의 가격은 유심칩보다 저렴하다. 유심칩 가격이 7700원~8800원이라면, e심의 구매 비용은 2750원이다.

e심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2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듀얼심 모드’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업무용 단말기와 개인용 단말기 두 개를 구분해 사용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단말기로 구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통신사들도 그간 ‘투 넘버’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해당 번호는 가상의 번호이다보니 본인인증 등 각종 서비스 이용이 제한됐다. 그러나 e심의 경우 실제로 개통되는 번호로, 기존 회선과 동일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심과 유심 각각 다른 통신사를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명의는 동일해야 한다. 통신사 요금제와 알뜰폰 요금제 조합도 가능하다. 유심과 e심의 통신사가 다를 경우, 특정 사업자 망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통신망을 이용해 끊김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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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과기정통부
기존 정규 요금제를 가입할 경우 선택약정 25% 할인도 가능하다. 다만,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구매 시 주어지는 혜택으로 한 번만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선택약정 25% 할인+선택약정 25% 할인, ▲공시지원금+선택약정 25% 할인은 가능하다. ▲공시지원금+공시지원금 조합은 불가하다. 또 선택약정 25% 할인은 이통3사에만 제공되는 혜택으로, 알뜰폰 요금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e심은 아이폰의 경우 지난 2018년 출시된 아이폰XS부터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13까지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갤럭시Z폴드4’, ‘갤럭시Z플립4’부터 e심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해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 메신저 앱을 번호별로, 총 2개를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아이폰은 듀얼 메신저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2개의 카카오톡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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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과기정통부
불편한 점도 있다. 기존에는 단말기를 교체해도 유심칩을 물리적으로 교체할 수 있어 별도의 비용을 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e심은 단말기에 내장되어 있어 기기가 고장 나거나 새롭게 교체할 때마다 2750원의 비용을 내고 프로파일을 다운로드 해야 한다.

또 기존 유심칩은 교통카드를 지원했지만, e심은 NFC(근접무선통신)이 불가능해 교통카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불편을 덜기 위해 “삼성페이 앱을 통해 교통카드 서비스를 조만간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카드 사업자와 협의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출국 시에도 편리하다. e심 상용화 국가에선 현지 유심 프로파일을 내려받아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에서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로밍과 현지 유심칩 구매 두 가지다. 로밍을 이용하면 유심칩 교체가 필요 없지만, 현지 유심을 사용할 경우 국내 유심과 물리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또 현지 유심을 사용할 경우 한국에서 오는 전화나 문자 수신이 불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국내 유심칩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에 통신사들은 그간 해외로 나가는 고객들에게 로밍 요금제의 편의성을 강조하며 가입을 독려해왔다. 그러나 유심은 그대로 이용하면서 e심에 현지 유심을 개통하면, 해외서도 한국의 전화·문자를 수신하면서도 해외 통신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로밍 요금제보다 저렴한 현지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 요금 부담도 줄어든다. 다만, 통신사들의 로밍 수익성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하나의 폰에서 두 개의 번호로 통화, 문자,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를 9월 1일 출시한다.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KT가 하나의 폰에서 두 개의 번호로 통화, 문자,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를 9월 1일 출시한다. 사진=KT
이통3사도 e심 상용화에 맞춰 이용자 추가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심과 e심 각각 다른 통신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로선 추가 가입자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다른 사업자에 가입자를 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KT는 통신 3사중 가장 먼저 e심 관련 요금제를 출시했다. e심 전용 요금제가 아닌 기존 유심 요금제에 e심을 추가로 납부하는 형태다. 하나의 폰에서 두 개의 번호로 통화, 문자,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를 오는 1일 출시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 3사는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상 e심 전용 요금제를 출시할 수 없다. 기존 LTE·5G 요금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e심 전용 요금제를 내놓을 경우 기존 이용자가 차별 받을 수 있기 떄문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이용약관의 신고 등)에서는 요금제 및 이용 조건 등에 따라 특정 이용자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KT가 출시한 ‘듀얼번호’는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제공되는 데이터가 소진되면 400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로도 공유할 수 있다.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요금제다. 유심, e심을 메인으로 이용하는 고객 모두 가입할 수 있다.

KT는 “하나의 폰에 두 개의 번호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 니즈는 꾸준히 있었다”라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중고거래, 택배, 배달 등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상황이 많아져 지속되며 일상과 업무를 분리하고 싶어하는 고객도 늘어났다”라며 '듀얼번호' 출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듀얼번호'는 일반 요금제와 달리 약정이 없다. 두 번째 번호를 일반 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월정액 및 약정에 대한 이용자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KT 관계자는 "듀얼번호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지속 증가되는 가운데, 고객 편의성과 부담을 줄이는데 중점을 두어 상품을 기획했다”라며 “직장인이나, 자신만의 취향을 담은 SNS을 운영하는 고객, ‘부캐(또 다른 캐릭터)’ 라이프를 중시하는 MZ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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