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중소형 증권사가 부채자본시장에서 신규 고객사를 빠르게 확보하긴 어렵다고 여겨지지만, SK증권은 지난 2018년 계열 분리 이후에도 SK그룹과 끈끈한 신뢰를 구축하면서 계열사 딜을 주관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Blockchain·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이나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세계) 등 미래 금융을 위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주관 맡는 SK 그룹 계열사 늘린다
SK증권은 SK그룹이 지난해 발행한 물량 가운데 2조9375억원 규모의 SK그룹 회사채를 인수했다. 지난 2020년에 이어 SK그룹 계열사의 고정금리 채권(SB‧Straight Bond)을 가장 많이 인수한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SK증권은 18일 발행하는 SK디스커버리의 800억원 규모 회사채도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과 공동 주관한다. 아울러 오는 22일 발행을 앞둔 SK 액화수소 전진기지 ‘아이지이(IGE·대표 오현수)’의 1000억원 규모 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채권도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주관할 예정이다.
SK증권이 처음부터 DCM 업무에 날개를 달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본시장법 규제를 벗어나면서 가능해졌다. 계열사 분리 전에는 SK그룹 계열사 채권 업무에 손을 대지 못했었다.
최근에는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 시장에서도 SK그룹의 브랜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2019년 사내에 사모투자전문회사(PE·Private Equity) 사업부를 분사하면서 독립법인인 ‘SKS PE’를 설립한 것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PE 사업은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돼 있는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경영활동에 참여해 지분가치를 올린 뒤 되파는 것을 말한다.
PE 사업부가 분사하며 IPO와 ECM 시장에서는 시너지(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지난 2020년 7월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SK바이오팜(대표 조정우) 인수단에 참여해 전체 공모물량의 8%를 배정받았다.
이어 1년 뒤 SK바이오사이언스(대표 안재용), SK아이이테크놀로지(대표 노재석), 디앤디플랫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대표 이양원) 상장 인수단에 연이어 이름을 올렸고, SK리츠 IPO에서는 공동 주관사로까지 자격을 향상했다.
다음 달 상장 예정인 SK텔레콤 자회사 원스토어(대표 구현모닫기구현모기사 모아보기·황현식·이재환)의 IPO도 공동 주관할 계획이다. 원스토어는 추정 기업가치 2조원에 달하는 올해의 IPO 대어로 꼽힌다.
SK증권과 SK그룹 사이에 흐르는 끈끈함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 브랜드 사용료 계약도 2023년까지 연장했다.
블록체인·메타버스 사업 박차
SK그룹이란 든든한 지원군을 둔 김신 사장은 디지털 사업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이를 위해 지난해 ‘디지털 부문’을 조직 내 새로 만들었다. 또한 디지털사업본부와 디지털마케팅본부, 고객행복센터를 편제하고 현재 각 조직의 인력과 역량을 보강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사업에 속도를 올린다. SK증권은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 운영사인 피어테크(대표 한승환)와 블록체인(공공 거래 장부) 기술 전문 기업 해치랩스(대표 김종호·문건기) 등과 협약을 맺고 디지털 자산 관리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SK증권은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도록 상품군을 확대 중”이라며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플랫폼도 빠르게 구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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