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승세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6% 중반에 임박한 데 이어 연내 7%를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4.1%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4% 넘게 오른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도 빨라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5월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이상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연내 기준금리가 2%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4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지난달 29일 14년 만에 처음으로 6%를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주담대 금리가 조만간 7%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 규제에 따라 금리를 인상했던 것을 복구하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더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도 지속해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지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6.1%다.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할 경우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포인트 오른다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약 3조3000억원 불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차주 1인당 약 16만원 수준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예고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 만큼 민간 일자리 확대를 통해 가계 등 민간의 취약한 금융 방어력을 제고하고 금리 인상 폭도 최소화해야 한다"며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 인상 폭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이 가장 중요하지만 원화 가치의 안정 등 정부가 나서 기업 경쟁력 제고, 원자재 수급 안정 등으로 무역수지를 흑자 전환하고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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