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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들, 코로나 속 자산 이렇게 늘렸다

기사입력 : 2022-04-13 16:17

(최종수정 2022-04-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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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29%, 팬데믹 이후 자산 10% 이상 늘어
주가 등락 따라 매도 안 해…23% 오르면 팔아
49세 이하 ‘영리치’ 1인당 66억·집 1.7채 보유
부동산 비중 60%…영 '상업용'·올드 '토지'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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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의 자산이 코로나 팬데믹 기간 두자릿수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구성 비율에 적극적인 변화를 준 부자가 그렇지 않은 부자에 비해 더 높은 수익을 거뒀다. 부자들의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라 자산 증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2 코리아 웰스 리포트(Korean Wealth Report)’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금융자산 보유 규모에 따라 ▲10억원 이상 ‘부자’ ▲1~10억원 미만 ‘대중부유층’ ▲1억원 미만 ‘일반 대중’ 등 세 그룹으로 나눠 지난해 12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 가운데 29%는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산이 10% 이상 증가했다. 자산이 10% 미만 증가한 부자는 27%였고 감소한 부자는 3%였다. 대중부유층의 경우 22%는 자산이 10% 이상 증가했고 23%는 10% 미만의 자산 증가, 13%는 자산 감소를 경험했다. 일반 대중은 12%에서만 10% 이상의 자산 증가가 있었고 20%는 10% 미만의 자산 증가, 24%는 자산 감소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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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현금과 예금 비중을 코로나 팬데믹 이전 41%에서 2020년 말까지 43%로 늘렸다. 주식 비중도 16%에서 20%로 키웠다. 특히 주식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나 지난해 말 27%까지 높아졌다. 이는 오랜 기간 부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온 예금(28%)에 근접한 수치다.

자산 구성 비율에 변화가 없었던 부자 중 48%는 자산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22%는 10% 미만으로 증가했다. 10% 이상 고수익을 거둔 비중은 22%였다.

반면 자산 구성 비율에 변화가 있었다고 응답한 부자 중에서는 31%가 10% 이상의 고수익을 올렸다. 이들 가운데 57%는 자산 증식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준 자산으로 부동산을 꼽았고 16%는 주식 직접 투자를 언급했다.

보고서는 “모든 부자가 팬데믹 시기에 자산 구성을 크게 바꾼 것은 아니었으나 자산 구성 비율에 적극적인 변화를 준 부자는 그렇지 않은 부자에 비해 부를 늘린 성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부자가 긍정적인 결과를 거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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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일반 대중과 비교해 주식 가격의 등락에 따라 쉽게 매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는 주식이 상승하더라도 보유한다는 응답 비율이 43%로, 일반 대중(25%)에 비해 높았다. 주식 가격이 떨어져도 계속 보유한다는 부자는 44%로 일반 대중(38%)에 비해 더 많았다.

부자와 일반 대중의 주식 손절매 기준은 같았으나 수익 실현 기준은 부자가 더 높았다. 부자와 일반 대중은 모두 평균적으로 주식 가격이 15% 하락하면 손절매했다. 주가 상승 시에는 부자의 경우 평균적으로 23% 오르면 매도했으나 일반 대중은 15% 오르면 팔았다.

부자는 경기 전망에 낙관적이지 않은 상태로 당분간 자산 구성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할 계획인 부자가 절반 이상이었고,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부자는 19%, 자산 구성은 유지하겠지만 투자 내용은 바꾸겠다고 응답한 부자도 15%였다.

투자 의향이 높은 금융자산은 주식(25%), 단기 금융상품(정기 예금, MMF, MMDA, 단기 채권 등)(15%), 상장지수 펀드(ETF)(12%), 지수 연계상품(8%), 펀드(7%), 외화 예금(6%)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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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49세 이하 부자인 ‘영리치’와 50세 이상 부자인 ‘올드리치’도 비교했다. 영리치의 총자산 규모는 1인 평균 66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이 60%, 금융자산이 40%를 차지했다. 올드리치는 1인 평균 총자산이 80억원이고,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은 영리치와 같았다. 영리치는 1인당 1.7채, 올드리치는 1.5채의 주택을 보유했다.

주거 목적의 주택을 제외하면 영리치는 상업용 부동산을, 올드리치는 토지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보유 비중을 살펴보면 영리치와 올드리치 모두 예금 보유 비율이 가장 높았다. 2순위는 주식이다. 3순위는 그룹 간 차이가 있있다. 영리치는 현금화가 용이한 MMF, MMDA 등 단기자산에, 올드리치는 보험이나 연금 등 장기 자산에 많은 금액을 예치했다.

보고서는 “영리치의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은 이유는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현금 보유를 통해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영리치의 자산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 원천 1순위는 근로소득(45%)이었고, 사업소득(23%), 가족으로부터의 상속 및 증여(18%), 재산소득(15%)이 뒤를 이었다. 영리치 4명 중 3명은 근로, 사업, 재산, 기타 소득 중 2가지 이상의 조합으로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근로소득에만 의존한 영리치의 경우 연평균 2억1000만원을 벌었지만 근로와 재산소득을 동시에 누리는 경우 2배가 넘는 연 4억8000만원의 소득을 얻었다.

영리치의 직업은 회사원이 30%로 가장 많았다. 의료·법조계 전문직 비중은 20%로 동일 연령대의 일반 대중보다 6배 이상 높았다. 지난해 영리치의 수익률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준 자산은 부동산으로, 같은 연령대의 일반 대중은 주식이라고 응답한 점과 대조를 이뤘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 PB 인터뷰를 통해 영리치의 특성을 확인한 결과 올드리치가 노동력을 대가로 자산을 축적한 사람이라면 영리치는 대체로 아이디어로 돈을 번 사람"이라며 "앞으로는 투자 자본이 영리치의 관심분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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