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택시장에 대한 전문가와 업계의 전망이 엇갈리게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10명 중 6명은 하락을 점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0일 발표한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은 15% 올라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에만 2016~2020년 5년간의 상승폭이 나타났다.
지역별 상승률은 인천이 23.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경기(22.5%), 대전(17.0%), 서울(12.5%)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노원(21.7%)·도봉(20.1%)·강북(16.9%)·양천(15.5%)·구로(15.4%)구 등이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지난달 5~11일 건설·시행·학계·금융 등 부동산 전문가 161명, 공인중개사 527명, KB 프라이빗뱅커(PB) 50명 등 총 7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부동산 전문가 64%는 올해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의 경우 전문가 74%가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도권 상승률로는 3% 이내를 꼽은 전문가가 3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 상승의 요인으로 공급 물량 부족(25%), 대선 이후 정책 변화(16%), 정부 규제 강화에 따른 매물 감소(14%) 등을 꼽았다.
반면 공인중개사의 63%는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 중개사의 54%, 비수도권 중개사의 53%가 해당 지역 집값 하락 전환을 전망했다. 하락폭은 ‘3% 이내’를 지목한 중개사가 38%로 가장 많았다. 중개사들은 수도권 집값 하락 요인으로 대출규제, 매매 가격 부담, 매매 비용 증가 등을 지목했다.
연구소는 주택가격 급등에 따른 버블(거품) 우려도 점검한 결과 버블 붕괴에 따른 집값 급락보다는 완만한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대출규제, 단기적인 공급 증가의 한계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주택시장은 외환위기와 유사한 경제적인 충격이 없다면 급락 요인이 적어 보인다”며 “무엇보다도 주택이라는 자산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높다는 점도 큰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조정국면에 들어간다면 지표보다 체감경기는 나쁠 수 있다”며 “단지별 수요 차이, 특히 다주택자의 보유 선호도에 따라 주택매매가격이 다소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값이 안정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전문가 48%가 내년 상반기를 예상했다. 중개사 중에서는 2022년 하반기에서 2023년 상반기를 집값 안정 시기로 꼽은 비중이 가장 높았다.
향후 주택시장에 필요한 정책으로는 전문가 32%가 생초자 대출규제 완화와 도심 고밀 개발을 통한 공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이어 대출규제 간소화(15%),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부담과 재건축 규제 완화(13%), 정비사업 로드맵 마련(10%) 순이었다.
올해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처에 대해 중개사 23%와 전문가 27%는 신규 아파트 분양을 꼽았다. 지난해에 비해 준공연차 5년 이하 신축 주택에 대한 관심은 줄어든 반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과 토지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졌다. 전문가 33%, 중개사 35%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을 유망 투자 부동산으로 지목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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