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부동산 종합 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여의도 IFC를 인수하기 위한 1차 입찰에 참여했다. 신세계그룹 외에 인수전에 참여한 곳은 총 5곳이다.
입찰에 참여한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로 신세계그룹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IFC에 스타필드를 오픈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여의도 IFC에 스타필드를 선보이게 되면 바로 옆 더현대 서울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IFC와 더현대 서울은 여의도동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해 있다. 여의도역에서는 같은 연결 통로로 이어져 있다.
스타필드도 정용진 부회장이 출점 전부터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2016년 9월 ‘스타필드 하남’ 개장 당시 “지난 5년간 정말 엄청난 연구와 고민을 거쳤고 진짜 머리를 많이 썼다”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쇼핑시설을 만들까 고민하고 노력해 만들어낸 결정체”라고 설명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신세계가 IFC 인수에 성공 후 스타필드를 열게 되면 정용진 부회장과 정지선 회장의 야심작이 바로 옆에서 맞붙게 된다. 이런 경쟁 구도는 이전에도 비슷하게 펼쳐진 적이 있다. 바로 삼성역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스타필드 코엑스점이다.
삼성역에서 양사는 각자의 경쟁력을 내세우며 잘 공존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명품군 강화로 고급 백화점의 이미지를 더욱 견고하게 굳혔다. 스타필드 코엑스점은 별마당 도서관을 필두로 MZ세대가 좋아하는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켜 고객 발길을 이끌고 있다.
여의도에서 경쟁이 펼쳐질 경우 이런 모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더현대 서울은 ‘자연친화형 미래 백화점’을 추구하며 매장 면적을 줄이고 휴식 공간을 넓혔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영향으로 입점 매장수가 기존 백화점에 비해 충분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 입점 경쟁력에서 취약한 편이다.
스타필드는 백화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남점에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등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데 성공했다. 신세계그룹이 갖고 있는 명품 경쟁력이 배경이 됐다는 평가다. 신세계가 IFC에 스타필드를 신규 출점할 경우 아직 명품 경쟁력이 없는 더현대 서울에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영등포는 서울 주요 상권 중 하나지만 지역 쇼핑몰이 너무 오래됐거나 뚜렷한 장점이 없다”며 “신흥 강자가 나타나면 지역 상권의 선두주자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통기업에서 많은 공을 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세계그룹 여의도 입성의 주요 관건은 가격이다. 지난달 1차 본입찰에서 IFC 매각가로 4조 3000억원 수준의 인수가격이 오간 만큼 거액의 베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야구단,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 등에 약 4조 3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총 인수 비용과 IFC 인수 규모가 비슷한 수준이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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