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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車전기장치)서 빛난 구광모…‘완성차 없는 車회사’ 변모

기사입력 : 2021-12-06 00:00

LG전자 휴대폰 버리고 전기차 겨냥한 과감한 결단
글로벌 기업 이어 현대차 공급…내년 흑자전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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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 회장의 실용주의가 빛을 발하고 있다. 구 회장 취임 후 공격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던 LG전자 VS(전장)사업본부 사업 보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부품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완성차 없는 자동차 제조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화려한 외형보다 내실을 중시한 과감 결단이 마침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전장사업에 큰 공을 들였다. 올해는 LG전자 내에서 적자 부문이었던 MC(모바일)사업본부와 VS사업본부 중 전장을 택하며 ‘실용주의’ 면모를 드러냈다. 경쟁력이 사라진 휴대폰을 과감히 버리는 대신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그는 취임 첫해 1조 원이라는 대규모 금액을 투자해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했다. LG그룹 M&A(인수합병) 사상 역대 최다 금액이다. 지난 5년간 VS사업본부에 투자한 금액만 4조 원에 달한다.

LG전자의 이 같은 과감한 투자 덕분에 VS사업본부 사업 포트폴리오는 8년 만에 ▲인포테인먼트(VS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ZKW) ▲자동차 사이버보안(사이벨럼) 등 4개 축으로 재편됐다.

다만 이런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VS사업본부 성과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VS사업본부 3분기 매출은 3조 778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0.8%를 차지한다. 반면 영업손실은 5376억 원으로 부진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VS사업본부 흑자전환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리콜 충당금 여파와 반도체 수급 불안정 등으로 연내 흑자전환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글로벌 완성차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긴밀한 업무 협조와 다원화된 공급망 확보를 통해 차질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인 원가 절감을 통해 2022년에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선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VS본부 흑자전환은 내년 하반기에나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적은 부진했지만, 생산량은 역대 최대 규모다. LG전자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VS사업본부는 올 3분기에만 누적 생산량 2433만 8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679만 9000대와 비교하면 약 44.9% 늘었다. 지난해 전체 생산량(2493만 대)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난해 볼보와 포드, 스텔란티스, 벤틀리, 포르쉐에 부품을 공급하는 물량이 본격 양산에 돌입하면서 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전자 누적 수주는 60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는 벤츠, 르노 등과 굵직한 수주 계약을 맺으면서, 향후 생산량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간 부품 사업 확장에 집중하던 LG는 최근 소프트웨어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전장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인포테인먼트 시장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터디레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250억 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를 보일 전망이다. 2027년에는 시장 규모가 428억 5000만 달러(약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최근 완성차 업체에 AR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행속도, 보행자나 주변 차량과의 상대적 거리, 목적지까지의 경로 등을 3D 및 2D 그래픽으로 운전자에게 보여주는 기술이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차량 전동화 및 스마트화로 인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AR 소프트웨어의 성장 잠재력 또한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적인 커넥티드 카 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 보안이 주목받자 이번에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인 ‘사이벨럼’을 인수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자동차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갖추고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등 전장사업 보안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이벨럼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그룹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르노의 새로운 전기차 ‘메간 이테크’에 공급했다.

지난 10월에는 독일 자동차 제조 그룹 다임러AG와 공동 개발한 ADAS(최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전방카메라를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에 공급했다. ADAS 전방카메라는 다양한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주요 부품으로 자동차의 ‘눈’ 역할을 맡는다.

국내 현대자동차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24년 현대차에서 출시할 아이오닉7에 LG전자 부품들이 다수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LG전자의 스타일러(의류관리기)와 냉장고, 신발관리기 등 신개념 생활가전이 아이오닉7에 공급될 전망이다. 최근 자동차 내에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찾는 소비자를 만족시키려면 자동차에 맞는 가전제품이 필요하다는 데 두 회사가 공감한 것이다.

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자, 차량용 반도체도 직접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최근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CU은 자동차에서 다양한 시스템을 제어하는 반도체로,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주요 부품 중 하나다. 만일 LG전자가 이를 개발할 경우, 부품을 내재화할 수 있어 향후 고객사 공급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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