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일 확정기여형 퇴직연금(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 고객이 ETF를 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 ETF 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 DC·IRP 가입 고객은 신한 쏠(SOL) 퇴직연금 플랫폼인 ‘나의 퇴직연금’을 통해 ETF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ETF 상품 출시를 통해 퇴직연금 가입 고객에게 다양한 상품 운용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퇴직연금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하나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ETF를 선보였다. 우리은행도 이달 중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민은행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ETF 거래 플랫폼을 운영할 증권사를 선정하고 있다.
은행들은 신탁형으로 우회 투자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퇴직연금 가입자와 신탁 계약을 맺고 가입자가 주문을 내면 은행이 ETF 매매를 대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방법으로 실시간 매매는 어렵고 거래 체결은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 지연매매 방식으로 이뤄진다.
은행들이 퇴직연금 ETF 상품 출시에 나서는 이유는 퇴직연금 잔고를 지키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퇴직연금 잔고는 255조원으로, 은행이 이 중 절반가량인 130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보험사에서 증권사(미래에셋·NH·한국투자·삼성증권)로 이동한 IRP 규모는 2019년 1563억원에서 지난해 4374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9월까지 7987억원에 달한다. 4개 증권사의 DC형 퇴직연금과 IRP 계좌에서 이뤄지고 있는 ETF 투자 잔액도 2019년 1836억원에서 올해 9월 말 2조2199억원으로 12배가량 급증했다. 2차 전지, 메타버스 등 테마형 상품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ETF를 강력한 퇴직연금 투자 수단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수수료 면제 정책을 꺼내 드는 등 공격적인 영업과 동시에 높은 수익률을 강점으로 내걸면서 자금 유입을 이끌어내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증권업계의 IRP 평균 수익률은 6.76%로 은행권(2.50%)의 2.7배였다. DC 수익률도 증권업계(5.91%)가 은행권(2.10%)의 2.8배 높았다.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증권사의 IRP 시장점유율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IRP 시장점유율은 지난 1분기 22%에서 3분기 26%까지 높아졌다. 적립금 규모도 올 들어 10조원을 넘어섰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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