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서울 중심에 우뚝 솟아 50년 가까이 우리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남산서울타워’. 방송전파 송수신 역할을 하지만 서울에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거쳐가는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서울 시민에게는 위치를 짐작하게 만드는 나침반이 되기도 한다.
남산타워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남산공원길에 위치한 국내 최초 종합전파탑이다. 옛 명칭은 ‘YTN 서울타워’였으며 2015년 12월에 YTN이 N서울타워 아래층에 복합문화공간인 서울타워플라자를 새로 개장하면서 ‘남산서울타워’로 이름이 바뀌었다.
1969년 현대건설이 공사를 시작해 1975년에 완성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기 전까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탑 자체 높이는 236.7m에 불과하지만 남산의 해발고도까지 합치면 479.7m에 이른다.
그러나 남산타워는 전파를 송수신하는 철탑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다른 타워들이 10등신 이상 된다면, 남산타워는 3등신 비례로 보인다. 엇비슷한 높이의 타워들과 달리 개성이 나타는 부분이다.
탑의 구조는 본관 5층 건물이 기단을 차지하고, 2층 높이의 광장과 콘크리트 탑신(135.7m), 이 탑신을 둘러싸고 있는 전망대와 철탑(101m)의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다. 현대건설은 전망대를 제외한 전 공정을 맡았다.
또 다른 이유로 당시 중공업의 약진과 함께 시멘트의 원료를 저장하는 사일로(silo)를 많이 만들 시기여서 철근콘크리트로 속이 빈 원기둥을 만드는 데 익숙했던 점도 꼽을 수 있다.
◇ 모두가 누리는 낭만적 장소가 되기까지
남산타워는 낭만적인 장소로도 유명하다. 사랑의 자물쇠 덕이다. 사랑의 자물쇠는 이탈리아 작가인 페데리코 모치아의 ‘난 널 원해’라는 작품 중 연인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채우는 장면에서 유래됐다.
남산에서는 루프테라스 펜스에 2006년 12월 6일 자물쇠가 처음 나타났다고 한다. 이후로 드라마와 예능에서 대표적인 커플 이벤트로 소개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우스갯소리로 연인들이 걸었던 자물쇠를 다 수거하면 새로운 타워를 하나 더 지을 수 있다고도 한다.
현재 남산타워가 모두에게 개방돼 있지만 건립 초기에는 철저히 제한적이었다. 청와대뿐만 아니라 북한까지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또 남산타워가 서울로 들어오는 북한의 전파를 통제하는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서울 시내 어디서나 북한 라디오를 들을 수 있었고, 북부지역에서는 북한 TV도 시청이 가능했다고 한다.
남산타워는 1980년 10월 일부 시설을 시민들에게 공개했고 1년 후 회전전망대까지 일반인이 출입할 수 있었다.
◇ 사연 많은 남산에서 자연과 어우러지다
남산타워가 있는 남산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표적으로는 1920년 일제가 한국 식민 지배의 상징으로 남산 중턱에 세운 조선 신궁을 들 수 있다. 신사에 둘 3종신기라는 상징물들을 일본에서 가져와 그해 10월 15일 진좌제 행사를 갖고 한국인들에게 참배하도록 강요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이 되자 조선신궁은 이튿날 오후에 승신식이라는 폐쇄 행사를 갖고 9월 7일부터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남산 중턱은 1972년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인 아파트가 지어졌다. 남산 중턱에 건설된 외인 아파트는 어디서나 눈에 띄었고 남산의 자연경관을 해쳤다.
다행히 1994년 정부는 남산의 미관을 회복한다는 명목으로 아파트를 철거했다. 비로소 남산타워는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지게 됐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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