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광화문 한복판에 오브제를 블록처럼 차곡차곡 쌓은 듯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건물이 있다. 차갑고 매끈한 통유리 건물들 속에서 하늘색, 금색, 고동색이 조화를 이룬 색감으로 따뜻함도 담았다. 그 주인공은 바로 광화문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D타워’다.
D타워는 연면적 10만5467.15㎡로 지하 8층~지상 24층 규모다. 건물은 크게 저층부 5개 층에 걸쳐 새로운 개념의 리플레이스 상업공간을 포함한 지상 24층 높이 D1, D2타워동과 남서 측 문화재 유구전시 구조물인 시전행량, 피맛골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공공보행통로를 포함한 소호동으로 구성된다.
◇ 삭막한 도심 속 자연을 담은 건물
DL이앤씨는 D타워 벽에 촘촘하게 박힌 창문을 한 층에 3개씩 건물 4개면에 걸쳐 규칙적으로 설치했다. 이는 ‘펀치드 윈도우(Punched Window)’라고 불리는 건축 공법으로 채광을 고르게 흡수해 건물 내 바닥과 바닥과 중앙, 천정에 빛을 균일하게 들어오게 한다. 이로 인해 컴퓨터 모니터에 반사되는 빛을 최소화해 장시간 동안 컴퓨터를 이용하는 근무자의 시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해당 건축 공법은 통창 건물보다 연간 30% 이상 냉난방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통유리 건물보다 유리창의 면적이 작은 만큼 열 유출입이 적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내부 온도를 유지한다.
◇ 획일적 개념 ‘탈피’하다
일반적으로 오피스 건물은 아케이드를 지하 1층에 두고 로비는 1층에 둔다. 하지만 D타워는 1층 전체를 상업시설로 설계해 ‘1층은 곧 로비’라는 통상적 관념을 깼다. 오피스 로비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 상가를 이용하는 고객과 오피스 입주자의 동선을 분리시켰다. 이로써 오피스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동시에 지하철에서 접근도 쉽게 만들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상업시설 위치다. 지상 1층부터 5층까지 상가 건물로 설계해 개방적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건물 내부는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도록 기둥 없이 설계해 다양한 업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저층부와 고층부 분할 엘리베이터를 운행해 대기시간을 최소화했다.
◇ ‘친환경 기술’ 도입…지속가능한 건물로
D타워는 유지관리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기술이 적용돼 ‘친환경 건축물 최우수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먼저 건물 옥상 전체에 200KW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여기서 모은 에너지는 지하주차장과 업무시설 전력으로 사용한다.
지중열을 활용해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을 해결하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채택했다. 여름철에는 대기보다 상대적으로 차가운 땅 속 온도를 냉방에 사용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한 지중열을 흡수해 난방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빗물을 모아 조경과 청소용수로, 생활용수는 화장실 변기 용수로 재활용한다. 지하주차장에는 인공지능형 조명 제어시스템이 도입돼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구역별로 조명 밝기를 조절한다.
◇ 역사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D타워
D타워는 과거 모습을 곳곳에 반영해 역사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D타워 주변은 과거 왕실과 국가 의례의 수요품을 공급하는 상점인 어용 상설 시장이 있던 자리다.
D타워에서는 누구나 문화재 시설물을 볼 수 있다. 15~17세기 시전행랑과 종로 뒷골목인 피맛길 토층전사 등이 보존됐다.
시전행량은 D타워 남서 측 도로변에 위치해 있으며 옛 터 모습과 토양의 흔적이 전시돼 있다.
시전행랑 유구지는 피맛골을 형상화한 소호동을 관통하는 공공보행통로와 연계됐다.
시전행랑 바로 앞에는 중학천을 복원해 자칫 삭막해지기 쉬운 도심에서 여유로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북악산에서 청계천으로 흐르던 중학천은 조선시대 청계천의 지천 중 가장 큰 규모였지만 1957년 도시 정비로 복개돼 사라진 물길이다.
D타워 북측인 판매시설 주출입구변의 문간채와 우물지 역시 조경공간 일부처럼 조성했다.
이처럼 과거 도시가 간직한 흔적을 보존하고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한 점은 D타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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