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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금)

[신혜주의 카풀] 카드사 마이페이먼트 사업 진출, 대가성 당근책인가?

기사입력 : 2021-11-22 23:27

(최종수정 2021-11-23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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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황에 동떨어진 대안책 제시
간편결제 시장내 수익창출 어려워

[신혜주의 카풀] 카드사 마이페이먼트 사업 진출, 대가성 당근책인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카드 한 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카드에 대해 얼마큼 알고 계시나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형태는 나날이 발전하고, 혜택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신혜주 기자가 카드에 대한 모든 것을 풀어드리는 시간을 준비했는데요. 매주 ‘신혜주의 카풀’ 코너를 통해 그동안 궁금하지만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카드 속 이야기와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카드사에게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시 도입되는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을 허용하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빅데이터 분석·가공·판매 및 컨설팅 업무에 추가해 부수·겸영 업무를 더욱 확대하겠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여신전문금융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여전업 규제 완화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카드사가 '종합 페이먼트 사업자'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죠.

하지만 카드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금융당국이 나서서 그간 막혔던 '간편결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데 카드사들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요?

우선 마이페이먼트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마이페이먼트(Mypayment)는 소비자가 결제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거래정보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지급지시 서비스입니다. 다시 말해 돈을 예치해둔 은행이 아닌 다른 앱에서 직접 결제나 송금업무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A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원래대로라면 판매자에게 돈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A카드와 연결된 은행과 카드사를 거쳐야 합니다.

반면 마이페이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시, 마이페이먼트 사업자가 은행에 지급지시를 내리면 은행이 직접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을 입금하게 됩니다. 결제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해당 금액을 충전하지 않아도, 계좌정보만으로 결제나 송금 등 이체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거죠.

그런데 마이페이먼트 사업은 핀테크 기업들을 위해 계획된 제도적 기반입니다. 핀테크 업체가 은행 제휴 없이 독립적으로 계좌를 발급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도입하자는 목적에서부터 시작됐으니까요.

쉽게 말해 현재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앱을 통해 결제를 하려면, 보유한 은행 계좌 중 하나를 통해 선불금액을 충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마이페이먼트 사업이 시행되면 선불액을 충전할 필요없이 간편결제가 가능해집니다.

결국 마이페이먼트 라이선스를 획득한 업체들은 자사의 플랫폼에서 독립적인 계좌 발급부터 자산관리, 보험, 투자까지 모든 것이 가능해지게 되는 거죠.

사실 카드사는 마이페이먼트 사업에 진출할 수 없었습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적용받는 카드사들이 마이페이먼트 사업을 영위하려면, 여전법에 간편결제와 관련된 법률이 있어야 하는데요. 여전법에는 관련 법률도 없을 뿐더러 마이페이먼트 사업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당국의 허락 없이는 마음대로 진출이 불가능했던 거죠.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간 마이페이먼트 사업 진출을 계속해서 요구해온 카드업계가, 금융당국이 내민 손에 갑자기 냉랭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에서는 '대가성 당근책'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카드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인데요. 카드사들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에 따라 지난 2012년부터 3년마다 수수료율을 새로 산정해 왔습니다. 2012년과 2015년, 2018년에 이어 2021년인 올해 그 시기가 돌아온 거죠.

카드업계는 추가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는 인력 감축과 무이자 할부 중단 등 소비자 혜택을 줄여온 결과라며, 더 이상 수수료를 인하할 여력이 없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는 여전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에 법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말만 반복한 채, 수수료 인하와 관련된 대안 대신 마이페이먼트라는 동떨어진 대안을 제시한 셈입니다.

그렇다고 카드업계가 마이페이먼트 사업 진출에 난색을 표한것은 아닙니다.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카드 수수료가 인하되면 해당 사업으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미 빅테크 업체가 자사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점한 만큼, 후발주자인 카드사가 마이페이먼트 시장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인 거죠.

금융당국은 아직 카드사의 마이페이먼트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진 않은 상태입니다.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에게 닥친 문제 상황을,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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