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전 의원의 불체포특권이 사라진 지 엿새 만에 아들의 ‘퇴직금 50억원’ 로비 의혹에 관한 강제수사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 수사가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해 곽 전 의원이 도움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하나은행 등이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과 경쟁관계였던 산업은행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측에 참여 의사를 타진했고, 이에 컨소시엄이 깨질 것을 우려한 김만배 씨가 곽상도 전 의원을 통해 하나금융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곽 의원과 김씨, 김 회장은 모두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다.
화천대유에서 6년 차 대리급으로 퇴직한 곽병채 씨는 산업재해 위로금 명목 등의 이유로 고액 퇴직금을 받은 것이라 해명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2018년 시행사 ‘성남의뜰’로부터 사업 주관 수수료 200억원을 받은 뒤 2019년 1월 약정 수수료 이외에 100억원을 추가로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수사 초기 검찰은 곽병채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그를 소환 조사한 적 있지만, 곽 전 의원에 대한 직접적인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사팀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조만간 곽 전 의원을 소환해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곽 전 의원이 공직자가 아니었고, 알선 대상이 금융기관인 점을 고려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곽상도 전 의원과 김만배 씨는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고 하나은행 측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검찰은 현재 곽 전 의원과 함께 정치권에서 ‘50억 클럽’으로 지목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 등에 관한 로비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앞서 구속된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 등을 구속 기한인 오는 22일 이전에 기소할 방침이다.
김 씨와 남 변호사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구속 기소)과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에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을 몰아주고 공사에는 그만큼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씨 등은 화천대유에 사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곽 전 의원 등을 상대로 로비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그를 구속할 당시에는 추가 수사가 필요해 범죄사실에는 해당 내용을 넣지 않았다.
또한 이날 압수수색 대상자인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은 화천대유 임원으로서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돼 수사 받고 있다. 경찰은 그가 지난 2013년 2월 대장동 개발 시발점이 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본 회의에 상정‧통과시키는 데 앞장서며 김만배 씨 등으로부터 성과급 30억원을 받은 것을 뇌물로 보고 있다.
또한 최 전 의장이 2010년 6월 지방선거 무렵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1억2000만원과 280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은 의혹 등으로 2014년 당시 수사 받았으나 기소되지 않았는데, 이에 관해서도 수사에 나섰다.
한편,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수사팀을 이탈했던 유경필 경제범죄형사부장 등 5명이 다시 합류했다. 이로써 배임 혐의에 관한 수사를 마무리 짓고, 로비 의혹에 관한 조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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