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원장은 금융감독의 3가지 원칙으로 △법과 원칙에 따른 금융감독 행정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의 조화·균형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제시했으며, 특히 금감원 임직원들에게 금융시장과의 활발한 소통과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은보 원장은 간담회를 통해 금융사의 경쟁력 강화 및 시장가치 제고 지원을 약속했으며, 적극 소통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감독업무에 반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정은보 원장은 내부적으로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제재·감독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의 재량적 판단과 결정이 아닌 법과 원칙에 우선해 사전 예방적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금감원은 오는 15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잠정 유보하기로 결정하면서 일각에선 종합검사 폐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은보 원장은 “사후적 감독의 핵심적인 사안인 종합검사에 대해서는 폐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종합검사 폐지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은보 원장은 종합검사를 전면 폐지하는 것이 아닌 과도하게 재량적인 검사 부분에 대해 정상화를 이루고, 사전적 검사를 강화해나가며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 간에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친화적인 정은보 원장의 행보에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은보 원장은 “상품의 설계나 제조, 판매 등 전과정에 걸쳐 사전적인 감독, 예방적 검사 등을 당연히 확충하면서 소비자 피해를 사전적으로 예방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고 밝히며 소비자 보호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정은보 원장은 지난 3일 금융지주 회장부터 시중은행장, 지방은행장까지 연이어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의 내실화’를 강조해오고 있으며, 일선 영업현장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의 6대 판매원칙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점검을 지속할 계획도 밝혔다.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쇄신과 세대교체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은보 원장은 취임 직후 임원 14명 모두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하며 대대적인 인사 개편을 예고했으며, 지난달 부원장 4명 중 3명을 교체했다. 이찬우 수석부원장과 김종민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모두 1966년생으로, 금융권에서는 부원장 인사가 세대교체를 위한 신호탄으로 바라보고 있다.
또한 부원장보도 대거 교체하는 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전일(11일) 이준수 전 은행감독국장이 은행 부원장보에 선임됐으며, 이경식 전 자본시장감독국장은 금융투자 부원장보에 선임됐다. 총 10개의 부원장보 자리 중 4자리가 공석이며, 이준수 부원장보를 포함한 1967년생 국장들이 승진 후보로 언급되면서 인사 적체를 해소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은보 원장은 해결해야할 여러 현안도 산적해 있다. 아직 진행 중인 라임·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금융사 제재와 해외금리연계 집합투자증권(DLF) 행정 소송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가계부채 증가, 미국 테이퍼링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과제도 남아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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