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SA 가입 금액은 9월 말 기준 10조6331억원을 기록했다. ISA 가입 금액이 10조원을 돌파한 건 2016년 상품 도입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 6조4029억원과 비교하면 올해에만 4조원 이상 불었다. ISA 가입자 수도 작년 말 193만9102명에서 올 9월 말 272만6098명으로 약 80만명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기존의 ISA는 국내 주식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대다수 ISA 가입자는 적립금을 예·적금으로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ISA에 투자된 자금 6조8026억원 가운데 73.8%(5조227억원)가 예·적금이다.
ISA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임형과 신탁형 두 가지만 있었다. 일임형은 금융사에 투자를 맡기는 것으로 금융사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상품을 선택·운용한다. 신탁형은 투자자가 지시하면 금융사가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중개형 ISA는 파격적인 추가 세제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내년까지는 국내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 대주주(한 종목을 10억원 이상 보유)가 아니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2023년이 되면 ISA의 장점이 늘어난다. 2023년부터는 5000만원(기본 공제)이 넘는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20~25%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하는데, 중개형 ISA를 통해 주식 및 주식형 펀드의 매매 차익이 날 경우 공제금액 한도와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채권형 펀드, 해외 주식 펀드, 머니마켓펀드(MMF) 등에서 발생한 수익은 비과세 대상이 아니다.
ISA 가입 기간 동안 계좌에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하는 손익통산도 장점이다. ISA 계좌 내에서 국내 주식 투자를 했다가 손실이 발생하면 다른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소득과 합산해 실제 수익이 난 부분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중개형 ISA는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고려해 당장 투자 계획이 없더라도 ISA 계좌를 미리 개설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ISA는 연간 2000만원, 총 1억원의 한도에서 납입할 수 있다. 연 납입 한도를 채우지 못하면 다음해로 이월이 가능하다.
2023년에 ISA에 가입하면 그해 2000만원만 투자할 수 있지만 올해 ISA 계좌를 개설만 하고 돈을 납입하지 않더라도 2023년에 6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 대상과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해 가입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가입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연 금융투자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자는 ISA에 가입할 수 없다. 또 ISA는 의무 가입 기간인 3년을 지켜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수한 사유 없이 중도 해지한다면 과세특례가 적용된 소득세 상당액을 추징당할 수 있다.
계좌 유형별로 비과세 한도가 다르다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 ISA 가입 유형은 일반형·서민형·농어민형으로 나뉜다. 일반형은 투자 수익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서민형과 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다.
서민형은 연소득 5000만원 이하 혹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입 가능하다. 농어민형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인 농어민만 가입할 수 있다. 이외에는 일반형 가입을 안내받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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