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국금융신문과 홍성국 더불이먼주당 의원실의 공동 주최·주관으로 열린 ‘금융용어 쉬운 우리말 쓰기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금융사의 소비자 보호 의무가 강화된 가운데 ‘쉬운 우리말을 통한 금융소비자 보호 개선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맞춰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소법이 시행되면서 금융회사는 금융 상품을 판매하거나 고객의 자문에 응할 때 설명의무를 이행해야 하지만 금융당국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반 금융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용어가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따라 금융회사의 금융상품 설명의무 규제의 실효성이 저하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소비자보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말을 통한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방향으로는 ‘쉬운 우리말 찾기’, ‘쉬운 우리말 사용’, ‘쉬운 우리말 확산’을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어려운 금융용어, 특히 외래 금융용어를 대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을 지속적으로 찾아 금융 분야에서 쉬운 우리말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며 “이미 자주 사용되고 있는 외래금융용어를 쉬운 우리말과 나란히 써서라도 쉬운 우리말이 사용될 수 있도록할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금의 금융용어 사전을 확대 개편하고 금융상품 설명서, 약관, 금융교육 자료 등에서 쉬운 우리말이 널리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한국 주식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20~30% 저평가되고 있는데 이는 투자에 대한 문화나 사회적 기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금융용어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다 보니 금융교육이 활성화되지 못했고 투자문화도 발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금융문화를 전반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말 사용을 만들어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금융문화가 선진문화로 가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용어를 우리말로 알고 쉽게 하는 동시에 금융·경제교육을 어려서부터 하는 문화가 정립돼야 한다”며 “다음 정부가 출범하면 계획을 짜서 바꿔 나가야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법에 있는 용어 하나를 바꾸려면 법마다 다 바꿔야 해 수십 개씩 법안이 나오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법이 먼저 바뀌면 문화로 확산되기 때문에 여러 상임위에서 다 문제가 됐던 사안이었던 만큼 다시 한번 국회에서 바꾸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밝혔다.
김은경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장은 “금융 상품과 관련한 주요 사항이 포함된 상품설명서를 일반 금융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용어 설명을 작성해서 제공해야 한다”며 “외래어나 한자어를 중심으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게 된 용어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사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소법의 소비자 보호 기본원칙에 걸맞게 우리말 사용의 중요성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처장은 “그간 생겨났던 많은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이슈들을 들여다보면 계약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생겨났던 문제가 많은 만큼 금소법 시행과 함께 그 중요성을 잊지 않고 향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금융에 있어 가장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 고령자기 때문에 65세 이상 약관을 어떻게 쉽게 만들 것인지, 이해도 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보고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또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상품설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며 “상품설명서나 약관 내용을 알기 쉽게 하기 위해 업권별 협회를 통해 업무계획을 수립해서 추진하고 있고 지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판매자 교육과 소비자 교육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강사 양성과 교육 콘텐츠 확대를 추진하고 종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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