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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쓰기] ‘하우스푸어’는 ‘내집빈곤층’으로

기사입력 : 2021-09-27 00:00

(최종수정 2021-09-27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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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가계부채, 금리인상기에 주의 필요

[쉬운 우리말 쓰기] ‘하우스푸어’는 ‘내집빈곤층’으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해부터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오늘이 제일 싼 날’이라는 인식이 부동산 시장에 만연하기 시작했다. 가능한 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의미의 ‘영끌’은 2030 수요층 사이에서도 유행 아닌 유행이 됐다.

이 같은 상황에 등장한 또 하나의 용어는 바로 ‘하우스 푸어(house poor)’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구매하긴 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부담으로 빈곤하게 살게 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하우스 푸어는 주택 가격 상승기에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할 경우 발생하게 된다.

향후 금리 인상, 주택 가격 하락, 주택 거래 감소 등의 현상이 생기면서 대출만 갚는데도 생활하기가 힘들어지고, 차익조차 남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렇게 나온 매물들을 두고 ‘깡통주택’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국립국어원은 ‘하우스 푸어’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내집빈곤층’을 선정했다. 부동산 상승기라면 대출을 받았더라도 집값이 상승하며 대출금이나 대출이자 등을 상쇄할 수 있지만, 집값 하락기에는 아파트를 내놓아도 거래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달마다 막대한 이자비용까지 감수하며 생활고까지 겪어야 할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6년~2008년에도 부동산 시장의 폭등세가 나타났던 바 있다. 이때 3040 세대는 집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무리한 대출을 끼고 주택 매매에 나섰지만, 2008년 세계 경제위기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수많은 내집빈곤층이 양산된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79조7000억원 늘어 작년 하반기(77조원)와 비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조정대상지역, 비규제지역의 9억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도 수급 우려 등으로 수요가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고 대출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부동산 폭등 속 영끌 기조가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긴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에 당국은 최근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펴기 시작했고, 시중은행들도 이에 호응하며 대출한도를 줄이는 등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수요층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과도한 신용으로 경제시스템, 금융시스템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는 게 금융위원장 1차 소임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강력히 추진할 것이고 보완방안을 만들더라도 주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시되는 상황 역시 무리한 대출의 위험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다만 당정은 청년 무주택자 등 실수요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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