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조국사태’로 얼룩졌던 2019년 국정감사와 유사하게 ‘대장동 게이트’를 둘러싼 여야 의원들 간의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폭탄 돌리기식 국감이 이어지며 귀중한 국감 시간이 허비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오전 10시에 개회를 선언한 국토위 국감은 1시간 30분가량이 지난 11시 30분경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여야 의원 모두가 집값 폭등·전월세난·주택공급 등 수많은 민생 현안 문제를 외면한 채 대장동 논란의 중심이 누구인지에만 초점을 맞춘 채 국감이 진행됐다. 일부 의원들이 민생현안을 언급하긴 했으나, 대장동 관련 논란을 언급한 뒤 남는 시간에 겉핥기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토위 정회 파행은 오후에도 한 차례 발생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토위 간사와 송석준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간에 대장동 피켓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한 번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간 고성과 삿대질 등이 오가기도 했다. 이후 박성민 의원은 의사진행을 위해 한 발 양보하며 피켓을 내리긴 했지만, 이미 국토위 진행 시간이 30분 이상 허비된 뒤였다.
부동산 안정을 위한 민생 현안 질의가 없지는 않았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혼희망타운의 투기 문제를 들고 나왔다. 홍 의원은 “시세대비 분양가 100% 이상인 경우엔 실거주 의무가 없다. 제도상의 허점도 있다 보니 투기의 장으로 변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홍 의원은 이어 “LH 혁신방안은 기재부가 주도했고 국토부는 보조로 들어간걸로 알고 있다. 국민 공분이 크다는 이유로 LH의 향후 역할과 기능을 고려 안하고 성급하게 개혁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또한 “소득이 높은 신혼부부나 1인가구에게 청약기회가 확대될 예정이라는데, 은행은 가계대출 관리한다고 대출한도를 줄이고 자금줄을 막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회만 늘리는 것이 의미가 있나. 국토부와 금융위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진 것이 맞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노형욱 장관은 “정례적으로 관계장관 회의에서 수시로 논의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자 보호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가계부채 대책이 10월 중에 나올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방 등 프롭테크 업체들이 대단히 거대한 중개플랫폼으로 성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중개업자들이 역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존 골목상권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국토부에 주문했다.
이에 노형욱 장관은 “신사업이 나올 수 있는 길은 터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런 사업자들이 성장해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돼서 독과점이나 불공정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면, 이런 부분들은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데에 공감하고, 기존 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 찾겠다”고 답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7.10 대책 이후 매물이 유도되기는커녕 매물이 서울은 37%, 경기도는 12.4% 줄었고, 증여는 51%, 54%나 늘었다”며, “시자엥 공급을 늘리려면 규제나 세금부과같은 협박책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근까지 주택 인허가실적 전국 –14%, 서울은 –8.7%, 인허가가 줄었는데 이게 주택을 늘린 게 되나”라며, “차기 정부는 결국 주택공급 절벽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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