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정책금융기관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취재진과 만나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대출이기에 세밀하게 봐야 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금리 등 조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증가액은 15조5124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31조4141억원)의 절반인 49.38%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급증세에 실수요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는 전세대출이 끼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실수요자 피해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고 위원장은 전날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전세대출은 실수요와 연결된 측면도 있고 전세대출의 여러 조건이 좋다 보니 많이 늘어나는 부분도 있어 종합적으로 보겠다”며 “다만 수요자들이 피해를 보는 부분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려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책금융 지원은 늘리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을 발판으로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총량과 질, 증가속도를 엄격히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택금융공사는 정책모기지 재원 배분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대출인 보금자리론 재원을 우선적으로 마련하고 소득 제한이 없어 고소득자도 이용할 수 있는 적격대출은 공급 규모를 줄인다. 고 위원장은 최근 대출 수요가 몰리는 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의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가계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주택금융공사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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