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에서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오는 26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 논의를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
당초 씨티은행은 7월 중 전체 매각과 분리 매각, 단계적 폐지 가운데 매각방안을 확정짓겠다고 밝혔으나 8월로 한 달 연기했다. 유명순닫기유명순기사 모아보기 씨티은행장은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실사와 이사회 및 금융당국과의 협의 등의 일정에 따라 출구전략의 구체적 실행 방향은 오는 8월에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에 정식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실사에 참여해 온 금융사는 4곳 이상이다. 이 중 일부는 전체 인수를 희망하나 대부분 자산관리(WM), 신용카드 사업부 부분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이 분리 매각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는 시각에 더 무게가 실린다. 통매각의 경우 고용 승계 등 높은 인건비 부담이 걸림돌로 지적돼왔다. 씨티은행은 지난 6월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으나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노조는 통매각에만 찬성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은행 측이 졸속으로 부분 매입 의향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할 경우 노동조합은 강도 높은 저지 투쟁에 돌입할 것을 경고한다”며 “소비자금융 전체 사업 부문의 매각과 이에 따른 소속 직원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자발적 선택을 전제로 한 희망퇴직은 감내하겠다”고 했다.
금융당국도 가능하다면 통매각을 통해 고용이 유지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길 희망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매각 방식이 정해지면 희망퇴직 논의도 시작될 전망이다. 작년 말 기준 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3500명이다. 이중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은 2500명(영업점 직원 939명 포함)이다. 인력 정체로 평균 연령이 높아진 탓에 직원 평균 연봉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1억1200만원에 달한다.
씨티은행의 평균 근속연수는 18년 2개월로, 주요 시중은행들(15~16년)보다 길고 직원 평균 연령도 이달 현재 만 46.5세로 타 시중은행 대비 높은 편이다. 주요 시중 은행들이 2000년대 초반에 폐지한 퇴직금 누진제도 씨티은행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높은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희망퇴직 실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 한국씨티은행이 올해 희망퇴직을 단행할 경우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유 행장은 CEO 메시지에서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에 따른 전직과 자발적 희망퇴직, 행내 재배치 등으로 직원들을 놓치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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