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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 정부 도심 주택공급 대책…과천 이어 태릉·흑석2까지 암초

기사입력 : 2021-07-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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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대위 "사유재산 침탈 절대반대"

최조홍 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흑석2구역 공공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최조홍 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흑석2구역 공공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의 도심 내 주택공급 대책이 시작 단계부터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사전투기 사태로 정책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에서, 사업 후보지 내에서도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곳곳에서 원활한 진행보다는 삐걱대는 잡음만 양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 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대위 “서울시·SH공사 사유재산 침탈”

동작구 ‘흑석2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12일(월) 오전 서울시청 본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는 서울시와 SH공사가 밀어붙이는 공공개발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을 항의 방문해 주민들과 지주들 241명이 연대 서명한 진정서를 전달했다.

위원회는 “서울시와 SH공사가 지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인 사유재산권 침탈을 시도하고 있다”며, “허울 좋은 공공개발을 핑계로 투기 광풍을 조장해 개발 이익을 보려는 일부의 사람들과 서울시, SH공사는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2008년 추진위원회가 설립되었지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이하 도정법’에 의한 조합설립요건인 토지 등 소유자 4분의 3과 토지 2분의 1 요건을 충족할 수가 없어 조합설립이 무산됐고 조합설립이 불가능하면 재개발을 포기하겠다던 추진위원장이 주민들에게 다섯 번이나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대다수가 원하지 않는 재개발을 단 몇 명이 자신들의 사익을 위하여 계속 추진해나가는 것이 흑석2구역 재개발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공공재개발’은 LH·SH 같은 공공시행자가 재개발사업에 참여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내 주택공급을 촉진하는 사업을 가리킨다. 그러나 LH사태로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폭락했고, 분양 뒤 거주의무 등을 고려할 때 공공이 아닌 민간에 의한 재개발을 원하는 조합원도 많아 사업을 꺼려하는 후보지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고덕2-1, 고덕2-2, 한남1, 성북4지역 등은 재개발에 대한 주민의 반대여론 등에 부딪혀 후보지 선정에서 제외된 바 있다.

◇ 과천 이어 태릉에서도 잡음, 준비 안된 대규모 주택공급 무리수였나

지난달인 6월 초에는 정부가 정부과천청사에 주택 4000호를 공급하려던 정부 공급대책은 과천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부는 작년 8·4 대책에서 과천 정부청사 부지에 주택 4000호를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과천시민들은 “과천은 계획도시기 때문에 조성된 주택 규모에 맞게 기반시설이 정비된 상태”라며, “정부청사 부지는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되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당정은 협의 끝에 당초 발표한 과천청사 유휴부지를 개발하지 않고 과천 과천지구 등에서 자족용지를 주택용지로 용도전환하고 용적률을 올려 3000호를 공급하고, 그외 시가화 예정지 등을 개발해 1300호 등을 공급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이번 사태를 두고 지자체 반발에 가로막혀 주택공급 자체가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해 국토부는 “정부과천청사 4천호는 대체지를 통해 4.3천호 이상으로 물량을 확대하여 차질 없이 공급할 예정이며, 세부적인 계획은 과천시와 긴밀히 협의하여 구체화 되는대로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이 자료에서 국토부는 “8.4대책을 통해 발표한 태릉CC 등의 신규택지는 관계기관 협의가 상당부분 진척된 상황으로, 예정대로 발표한 입지 등을 통해 주택공급이 추진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지금,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태릉과 관련된 공급 계획에 대해 “공급 규모를 줄이되 대체 부지를 찾는 방안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당초 나왔던 공급대책에 무리가 있음을 시인한 셈이다.

후보지로 선정된 태릉골프장 일대는 환경 문제와 교통난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신규 주택 공급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일부 노원구민은 노원구청장 주민소환까지 추진했지만 실현까지 이뤄지지는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가 되면 도심으로 진출하기가 상당히 껄끄러운 부분이 많다”며, “공급물량 이전에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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