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번 급여화 이슈가 단순히 기업의 매출 확대를 넘어, 미국 임상 3상의 필수 재원 마련과 글로벌 기술수출(LO) 협상력을 끌어올릴 중대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약 줄인 혁신 신약, 급여화 명분 장착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수술실 내 마약성 진통제 근절 및 마약 중독 치료제(비마약성 신약) 보급을 위한 지원 요청에 관한 청원’이 등록되면서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청원인은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속뿐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 옵션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며 비마약성 진통제 건강보험 급여화를 비롯해 수술 후 통증 관리 프로토콜 개선, 마약 중독 치료제 연구개발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특히 청원에서 눈에 띄는 건 비보존제약이 개발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 관련 연구 결과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자 임상에서 어나프라주 투여군은 수술 후 통증 관리 과정에서 마약성 진통제 사용량을 기존 443마이크로그램(㎍)에서 99㎍ 수준으로 줄여 약 78% 감소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나프라주는 국내 최초 비마약성 주사제 신약으로, 수술 후 통증 관리 과정에서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비보존제약은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약 12만 바이알 규모의 추가 생산 물량을 발주한 바 있다.
처방 문턱 낮춰야 데이터 쌓인다
국민청원을 통해 비마약성 진통제 수요가 수면 위로 떠오름에 따라 어나프라주의 건강보험 급여화 논의 가능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현재 어나프라주는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돼 있어 환자 전액 본인 부담 기준 1회 투여 시 약 12만~2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한다. 중독 우려가 없는 혁신 신약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저항선이 존재해 처방 확대가 더디게 진행되는 실정이다. 기존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급여권 진입을 통한 처방 문턱 낮추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어나프라주의 내수 급여화는 단순한 점유율 확대를 넘어 비보존제약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기술수출 협상이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과정에서 실제 의료 현장에서 축적된 ‘리얼월드데이터(RWD, 실제 임상 근거)’가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FDA는 지난 2016년 ‘21세기 치유법’ 제정 이후 신약의 적응증 확대나 시판 후 안전성 평가에 RWD를 가공한 실제 임상 근거(RWE)를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통제된 환경과 소수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전통적인 임상시험(RCT)만으로는 복합 질환을 앓고 있거나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들이 존재하는 실제 의료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 역시 기술도입을 위한 실사 과정에서 시판 후 처방 데이터를 깐깐하게 요구하는 추세다. RWD를 충분히 확보한다면 기술수출 논의 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신약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美 임상 3상 완주 위한 실탄 필요
더불어 미국 임상 3상을 완주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내수 급여화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다.비보존제약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중단된 어나프라주의 미국 임상 3상을 올해 안으로 재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FDA와 구체적인 임상 디자인과 요건을 지속적으로 논의 중인 단계다.
문제는 후기 임상의 특성상 대규모 환자 모집, 임상용 의약품 생산 등 큰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비보존제약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42억 원이다. 기업 단독으로 미국 3상을 끝까지 완주하기에는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하반기 미국 임상 3상과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현재 FDA와 계속 논의 중이고 올해 안으로 3상 재개를 계획하고 있다”며 “기술이전과 자금 유치 역시 전방위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나프라주의 국내 건강보험 급여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급여 신청 계획은 없는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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