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 노조, 매각 절차 비판 나서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산은의 밀실 매각과 졸속 매각을 반대한다”며 매각 절차를 비판하고 나섰다. 매출액 8조원이 넘는 건설사 인수금액을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결정하고 입찰서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DB인베스트먼트는 매각 주관사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를 선정한 지 25일 만에 본입찰 일정을 잡았다. 투자설명서(IM) 배포와 예비입찰, 적격 예비인수 후보 선정, 경영진 프레젠테이션‧현장 실사 등도 생략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미 인수 후보를 정해놓은 상태에서 절차적으로만 공개 매각을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산은은 대우건설 매각가를 2조원대 초반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원매자들은 2조원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인수하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금으로 이제껏 투자했는데 절반도 안 되는 ‘헐값’에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두 번에 걸친 매각 실패 경험도 산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우건설 매각 작업은 이번이 세 번째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 이후 워크아웃(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거쳐 2006년 금호아시아나에 넘어갔다. 하지만 무리한 인수로 인한 후유증과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며 3년 만에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회장 “대우건설, 지금 매각해야”
이동걸 산은 회장은 현재 시점을 대우건설 매각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 매각 여건이 조성되는 듯 보인다”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잠재부실도 거의 정리된 것으로 시장에서도 인정했다. 투명성도 개선돼 신뢰성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호반건설 매각이 불발될 당시 2019년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 매각 재추진과 관련해 “2년 정도를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5583억원을 기록했다. 총매출액은 8조 1367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229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약 90% 이상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이에 인수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2조원 몸값의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되고자 자금 확보를 하려는 주요 인수 후보자들의 발걸음은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
현재 인수 유력 후보로는 부동산 시행업체 DS네트웍스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과 중견 건설사 중흥건설이 거론되고 있다. 해외 투자자로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과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 등이 주목받고 있다. 호반건설이 3년 만에 다시 인수전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제안서 검토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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