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카드사 중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 원큐페이는 카드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 고객센터와 멤버십 등을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삼성페이처럼 큐알(QR)코드로 카드 결제가 가능한 전국 가맹점을 100만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향후 사용자환경(UI)와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해 전 계열사와 단계적 연동을 추진한다. 이달 중 입찰 제안 공고와 사업자 선정에 착수해 오는 11월 안에 통합구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간편결제 고객을 선점하려는 금융사와 빅테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지역 가맹점에 관한 마케팅을 지원하고 간편결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고객 중심의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신한금융이 ‘신한페이’를 출시했다. 기존 신한카드 앱인 ‘신한페이판’을 신한은행 계좌만 보유하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폭을 넓혔다. 신한금융은 계좌 공유 대상을 증권, 제주은행, 저축은행 등 자회사뿐만 아니라 지방은행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금융도 그룹 통합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우리페이’를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통합결제 플랫폼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앱 ‘원(WON)뱅킹’에 우리페이를 구현하는 식이다.
5대 금융그룹이 간편결제 플랫폼 구축에 앞다퉈 뛰어드는 건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120조원 규모로 성장한 간편결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11조7810억원이던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2019년 120조원으로 급증했다. 평균이용 건수와 이용액 또한 매년 늘고 있다.
다만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이 주도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금융그룹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금융권에서는 타 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확장성을 높이는 게 서비스 차별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앞다퉈 은행의 송금·결제망을 표준화시키고 개방해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조회, 결제, 송금 등을 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까지 시작하면 간편결제의 확장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최근 금융권에서 다양한 디지털 혁신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는데, 핵심은 누가 먼저 자사 고객 서비스를 넘어 개방형 통합결제 플랫폼으로 차별화한 서비스를 통해 나아가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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