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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상속세' 12조 이상, 역대 최대…"유산의 절반 이상"

기사입력 : 2021-04-28 11:00

(최종수정 2021-04-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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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부연납제도 통해 5년간 납부
지분율은 오는 30일 공개될 듯
의료 1조원 및 수조원대 '이건희 컬렉션' 기부

이건희 삼성 회장, 2011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 참관 당시. 제공=삼성.이미지 확대보기
이건희 삼성 회장, 2011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 참관 당시. 제공=삼성.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삼성그룹을 통해 유산 상속과 사회환원 내용 등을 공개했다.

이 회장의 유산인 삼성 계열사 주식, 부동산 등에 대한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이다.

이 가운데 약 11조원이 상속받을 주식에 대한 세금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율은 삼성전자(4.18%), 삼성전자 우선주(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등이다. 이들 주식의 가치는 현재 24조원 이상이고, 상속세 기준이 되는 지난해말 당시엔 19조원에 달한다.

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상속세 납부액(12조원 이상)은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다"며 "국내외 기업인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작년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라고 밝혔다.

상속세는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5년간 6차례 걸쳐 나눠 납부한다. 오는 30일 상속세를 신고하며 6분의 1를 내고 나머지 6분의 5는 이자를 더해 5년간 매년 납부하는 방식이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 관장, 이부진닫기이부진기사 모아보기 호텔신라 사장,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의 개별적인 상속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단 총수일가 합산지분이 5%가 넘는 계열사는 지분변동에 대한 공시 의무가 있는 만큼, 상속세 신고일(30일)에 각사별로 발표될 전망이다.

유족들은 사회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비자금과 관련해 대국민사과에 이어 약속한 기부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우선 의료분야에 약 1조원을 기부한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한다.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세우기로 했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에 기부한다. 이를 통해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기여한다.

3000억원은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들에게 쓰인다.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2000명에 1500억원, 희귀질환 환아 5000명에 600억원, 관련 치료 연구에 900억원이 투입된다.

이건희 회장이 생전 수집해 온 미술품,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도 일부 기부된다. 기부규모는 국보, 고미술품, 서양화, 근대미술 작품 등 2만3000여점이다. 미술품 가치는 약 2조~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여기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 등이 있다.

나머지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작가 연고지의 시·도립·개인 미술관 등에 기증한다.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 <구성>, 살바도르 달리 <켄타우로스 가족>, 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 <황소>, 장욱진 <소녀/나룻배> 등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됐다.

유족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며 "삼성전자 등 삼성 관계사들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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