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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CEO 중징계…은행 vs 금감원 줄소송 불가피

기사입력 : 2021-02-0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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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직무정지·진옥동 문책경고·조용병 주의적경고
금융권 “금감원 무리수” 한탄…중징계 기조 이어갈듯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 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전하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라임 사태 판매사에게 중징계를 통보한 가운데, 금융사와 금융감독원 간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EO 개인 입장에서는 향후 3~4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 신사업 진출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금감원 중징계 근거인 지배구조법 상 '내부통제 미비'가 법적근거가 미비하다는 점도 금융사 CEO 정면대응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 DLF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함영주 제재심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 인용 선례…금융사 정면대응할 듯
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부문검사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3일 저녁 라임 사태 당시 은행장이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에 중징계를 통보했다. 손태승 회장은 직무정지를, 진옥동 행장은 문책경고를 받았다. 금감원은 판매사 CEO 뿐 아니라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도 주의적 경고 처분을 내렸다.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제재수위가 가장 높은건 우리은행이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했다는 점, 라임 펀드 부실을 인식하고도 판매를 강행했다고 보고 가장 높은 수위 제재를 부과했다. 우리은행은 라임 펀드 부실을 은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금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를 내린건 신한금융지주 매트릭스 체제가 라임 사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해서다. 신한금융지주는 IB 활성화 차원에서 전 계열사 공동으로 IB 사업을 추진하는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해왔다.

이미 DLF 사태 당시 법원이 은행 손을 들어준 만큼 은행에서도 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DLF 사태 당시 법원에서는 손태승 회장,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제기한 제재심 법적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과거 금융감독원에 반기를 전혀 들지 않았던 관행도 이미 깨지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판매 은행사가 키코 피해자에게 배상을 해야한다고 했지만 산업은행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CEO 개인 입장에서 취업 제한은 치명적"이라며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충분하고 승산도 있어 중징계에 대비해 각 금융사들은 소송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법적 근거 부족…패소시 금감원 위상 하락
금융권에서는 금융감독원이 CEO에게 중징계를 내리는건 '무리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감원이 근거로 내세우는 지배구조법 상 '내부통제 미비'가 CEO를 제재 할 법적 근거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금감원이 주장하는 지배구조법 시행령 19조에 따르면, 금융사가 법령을 준수하고 경영을 건전하게 하며 주주 및 이해관계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임직원이 직무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할 기준 및 절차(내부통제기준)를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 조항으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할 의무만 존재하고 처벌 기준은 없어 중징계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법 상 내부통제 책임에는 CEO를 징계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다"라며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이 소비자보호에 치중해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행 예정인 손태승 회장, 함영주 부회장 DLF 본안 소송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건 지배구조법을 근거로 한 중징계가 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송에서 패소하면 금감원 위상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법을 근거로 하면 금감원도 내부통제 미비로 제재를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관리 감독 의무를 다 하지 않은 책임이 있지만 이를 회피하기 위해 금융사 CEO 중징계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이번 공공기관 지정 평가에서도 사모펀드 등 관리 감독 부실 책임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미흡으로 CEO를 징계할 수 있다는 논리라면 라임 사태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금감원장도 내부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으므로 중징계를 부과해야 한다"라며 "감독 책임론을 회피하기 위해 금융사 CEO 중징계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밖에 안보인다"고 말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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