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어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서 복지부는 흡연율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10년 이내에 담뱃값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36달러, 약 8000원 수준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현 담뱃값인 4500원보다 77% 증가한 가격이다.
지난 2015년 이후 6년만에 발표된 정부의 공식 담뱃값 인상 계획에 야당과 흡연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이 와중에 담뱃값과 술값마저 올린다니 참 눈치도 없고 도리도 없는 정부”라고 비난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6년 전 박근혜 정부 당시 담뱃값을 올린 것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지 않았는가”라며 “담뱃값과 같은 사실상의 간접세는 낮추는 것이 맞다고 말한 장본인이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의 담뱃값 인상 계획이 문대통령의 과거 공약과 배치되자 흡연자들도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다. 담뱃값 인상 계획이 발표된 지난 27일 청와대 토론방에는 관련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한 작성자는 “부동산 투기 못잡으니까 담뱃값과 술값으로 화제를 전환하는 건가요”라며 “코로나로 생활하기 힘들지만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데 인상이란 단어가 이리 쉽게 나오는데 이게 지금 나라입니까”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 외에도 전자담배 같은 신종담배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담배의 정의를 기존 연초에서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담배와 전자담배 기기장치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담배 제조에서는 가향물질 첨가를 금지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캡슐 담배류가 이에 해당된다. 캡슐 담배류는 캡슐 안에 가향 물질을 넣은 것으로 흡연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담배 유통과정에서는 담배유통추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관리가 강화된다. 제조 업체들의 담배 및 담배배출물 성분제출도 공개가 의무화되고, 모든 건축물에서 실내 전면 금연도 추진된다.
담배 업계 관계자는 “2015년 가격 인상 때도 그렇고 담배 제조사 측에서는 공식입장이 따로 없다”며 ”개정안에 맞춰 제조를 포함한 사업 운영을 지속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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