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있었던 주요 부동산 이슈를 한국금융신문이 정리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금융감독원 본뜬 ‘부동산감독원’ 설립 논의? “과하다 vs 필요하다” 논쟁
서울시 ‘지분적립형 주택’·국토부 ‘공공택지 개발’…뒤늦게 공급대책 쏟아내는 당정
분양가상한제 칼날 피한 서울 분양단지들에 수 만 건 청약 운집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투기 등 교란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직접 나서 기구 설치를 언급하면서, 업계는 금융감독원과 같은 부동산 전담 감독기구 설치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이름을 본따 ‘부동산 감독원’ 등의 명칭이 이미 복수의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온 상태가 아니라며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감독기구 설치 여부에서부터 조직의 규모까지 정해진 것은 없고, 향후 논의를 통해 안이 구체화되면 발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간 잇따른 규제로 이미 불만이 가득하던 시장은 부동산감독원 검토 소식에 또 다시 반발하고 있다. 이미 수도권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투기세력의 운신 폭이 좁아졌고, 토지거래허가제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의 규제가 산적한데 별도의 기구까지 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존에 만들어둔 규제도 제대로 소화를 못하고 있는 마당에 떨어지는 지지율 때문에 너무 섣부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며, “지나치게 쥐어짜면 터질 수밖에 없다. 참모진들이 (부동산 문제를) 좀 더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1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감독기구 신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했다. 진 의원은 "부동산 시장에서 빈발하고 있는 호가 조작, 허위 매물, 집값 담합, 거짓 정보 유포 등 시장 교란행위는 선량한 국민에게 큰 피해를 끼치고 있음에도 제대로 적발하거나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서울시 ‘지분적립형 주택’·국토부 ‘공공택지 개발’…뒤늦게 공급대책 쏟아내는 당정
그간 부동산 규제에 비해 주택 공급이 부족했다는 업계 전반의 지적과 부동산 여론 악화를 의식한 듯, 당정은 8.4 주택공급대책을 필두로 다양한 공급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공급대책 발표가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업계는 전반적으로 이제라도 이 같은 공급대책들이 속속 발표되는 것에 일단 환영의 의사를 보이고 있다.
먼저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수도권 내 안정적 주택 공급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택지 84만호, 정비 39만호, 기타 4만호 등 127만호주택을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공택지 물량은 현재까지 입지선정 또는 지구지정이 완료되어 ‘20년 이후 입주자모집(공급 기준시점)이 예정된 부지이며, 신규 택지 후보지도 상시 관리 중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정비사업은 ①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0년 이후 입주자 모집(공급 기준 시점)이 예정된 기존사업장과 ②금번에 도입하는 고밀재건축ㆍ공공재개발(공급 기준시점 : 사업시행인가)를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시 역시 ‘지분적립형 주택’ 카드를 꺼내 주택공급 청사진을 밝혔다. 서집을 살 때 초반에는 분양가의 일부분만 내고, 이후 장기간 거주하면서 나머지는 분할 납부해나가는 방식이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지난 8.4 대책에서도 서울시를 통해 언급됐던 대책으로, 주택 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이 덜어지기 때문에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김세용)는 12일 신혼부부, 3040세대를 포함한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꿈을 돕기 위해 새롭게 개발한 분양주택 모델인 ‘연리지홈’, ‘누리재’ ‘에이블랩’ 등의 신규 주택 브랜드를 공개했다.
대표적으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브랜드는 ‘연리지홈’으로 공개됐다. 연리지홈은 SH공사와 시민이 연리지 가지처럼 내집마련의 꿈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서울시와 공사는 저이용 유휴부지 및 공공시설 복합화사업 등 신규사업 대상지 등을 중심으로 연리지홈을 공급할 계획이다.
SH공사는 이번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제도도입을 통해 △20~30대를 위한 청신호주택 및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도전숙 △30~40대를 포함한 다양한 세대를 위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50~60대의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형 주택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택공급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 수도권 분양가 뛰고 중저가 전세거래 악화됐는데…문 대통령 “주택시장 안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서서히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현실인식이 부족하다”며 냉랭한 시각을 보내고 있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주택 공급대책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과 전세가격 상승폭이 지난주 대비 소폭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셋값 상승폭은 0.10%가 넘어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유지되고 있으며, 전세 품귀현상도 이어지고 있어 정부의 자평처럼 ‘시장이 안정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수도권 일대의 폭발적인 매매가 상승세와 더불어 분양가도 덩달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7월 수도권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약 2,21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2,161만원)과 비교해 한달 사이 약 2.64%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 경기지역만 놓고 보더라도 같은 기간 3.3㎡당 1,552만원에서 1,590만원으로 약 2.44%의 상승률을 보였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주택시장의 가파른 매매가 상승세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마련이 가능한 분양시장이 과열되고 있지만, 분양가 마저도 크게 올라 수도권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의 4억 원 이하 중저가 전세 거래 또한 최근 10년여 사이 30% 이상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액대별 거래면적 감소와 연한노후화 등 임차서비스의 질적 저하 역시 동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분양가상한제 칼날 피한 서울 분양단지들에 수 만 건 청약 운집
8월 둘째 주에는 서울 지역의 굵직한 단지들이 대거 청약에 나서며 청약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규제 여파를 피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 일정을 서두른 결과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29일 이전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하고 8월에 청약을 받는 서울 소재 단지는 9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에 청약을 진행한 단지가 단 3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은 물량이 집중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일정이 다가오면서 많은 단지들이 7월 말까지 서둘러 모집공고 신청에 나섰고, 이는 8월 청약 시장이 풍성해지는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분양보증이 2개월간 유효하기 때문에 모집공고 신청 이후 세부 분양 일정을 조율 중인 단지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분양보증이 2개월간 유효한 점을 고려할 때 9월까지는 막차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9월 이후로는 서울에 공급 절벽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평이다.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상당한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사업주체들이 선뜻 공급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8월 둘째 주 서울에서는 ‘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 ‘대치 푸르지오 써밋’,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DMC센트럴자이’ 등 대형사들의 검증된 브랜드 아파트들이 대거 선보여졌다. 이들 단지들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치열한 경쟁 속 1순위 청약 마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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