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투기 등 교란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온 상태가 아니라며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감독기구 설치 여부에서부터 조직의 규모까지 정해진 것은 없고, 향후 논의를 통해 안이 구체화되면 발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국토부는 지난 2월 출범한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대응반(대응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인력도 부족하고 활동 기간도 한정돼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대응반에는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 등 관계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는 논의를 거쳐 ‘부동산감독원’이 실체화되면 이들의 업무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부동산감독원 두고 “실효성 떨어지는 과잉 규제” vs “강력한 관리 필요성” 의견 대립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 활동현황'에 따르면, 대응반이 내사를 진행한 사건 중 절반은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혐의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에 이첩된 건은 33건 시장 교란 행위로 판단돼 정식수사가 진행된 입건 건수는 18건이었다. 부동산감독원이 출범하더라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부동산 문제를 두고 ‘시장과 싸워서는 안 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던 전문가들의 의견도 여전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존에 만들어둔 규제도 제대로 소화를 못하고 있는 마당에 떨어지는 지지율 때문에 너무 섣부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며, “지나치게 쥐어짜면 터질 수밖에 없다. 참모진들이 (부동산 문제를) 좀 더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1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감독기구 신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역설했다. 진 의원은 "부동산 시장에서 빈발하고 있는 호가 조작, 허위 매물, 집값 담합, 거짓 정보 유포 등 시장 교란행위는 선량한 국민에게 큰 피해를 끼치고 있음에도 제대로 적발하거나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 등을 거래하는 자본시장의 경우 주가 조작,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시장 교란행위를 자본시장법에 따라 엄중 처벌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규모와 주택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중요도를 생각한다면 자본시장보다 더 강력한 관리·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주택이 자산증식의 수단이 되고, 투기가 만연한 현실에서는 시장에 아무리 공급을 늘려도 실거주자의 몫은 없다"며 "작금의 혼란한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자정기능에만 맡겨둘 수 없다.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위한 적극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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