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홍보와 기존 배달앱과 차별화를 강조하며 유입자들을 빨아들이고 있어서다. 특히 쿠팡의 배달앱 ‘쿠팡이츠’의 행보가 눈에 띈다. 배달 중개는 물론 배송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한 번에 한 주문’, ‘실시간 이동 경로 확인’ 등의 소비자 편의를 제공한다. 배달 수수료 프로모션으로 라이더(배달기사)들을 확보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에게는 수수료 할인 이벤트를 실시해 플랫폼 이용자들을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쿠팡이츠의 영향력이 단기간 커진 이유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지난 7월 배달 앱 이용자 수는 1위와 2위는 배민(982만2875명), 요기요(482만3804명)였다. 기존 4위였던 쿠팡이츠(55만4238명)는 배달통(25만4561명)을 누르고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시장점유율로 따지면 배민(63%), 요기요(31%), 쿠팡이츠(4%), 배달통(2%) 순이다.
쿠팡이츠가 배달통을 제친 건 처음이어서 주목도가 컸다. 점유율 자체는 미미하지만, 3강 체제의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쿠팡이츠가 출범한 지 2년여 만에 얻은 성과다.
라이더에게는 제법 파격적인 보너스 이벤트를 열고 있다. 강남, 서초, 용산 등 서울 일부 지역의 라이더를 대상으로 배달 건당 500원씩 추가금을 지급하거나 주문이 몰리는 점심·저녁 시간대에 10건 이상 배달 완료 시 2만원을 더 얹어준다.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배민의 배달비는 건당 3000원 수준이다. 쿠팡이츠는 4000원부터 시작해 거리와 날씨에 따라서는 2만원까지 지급한다. 쿠팡이츠 플랫폼에 소비자와 가맹점, 라이더 등 유입자를 끌어들이는 비용을 확 풀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셈이다.
쿠팡이츠의 대규모 비용 투자 전략은 쿠팡의 성장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쿠팡은 2010년 설립 이후 누적 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물류와 서비스 개선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물류 보관비, 운송비, 인건비 등 각종 제반 비용으로 영업할수록 손실이 나는 전형적인 이커머스 사업 구조이지만 로켓배송을 전국 단위로 확대했다. 결국 지난해 매출액 7조원대 회사로 성장했고, 적자 규모는 2018년 1조1280억원에서 지난해 7205억원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즘 배달업계는 치킨게임으로 요약된다”며 “쿠팡이츠가 적극적으로 배달앱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경쟁사들이 긴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범위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쿠팡이츠 서비스 지역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한정됐는데, 지난 6월부터는 서울 전 지역에서 배달이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혔다. 최근에는 경기도 성남시(분당·수정·중원)와 용인시 일부(수지·기흥)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장했고, 오는 11일부터는 부천시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 주춤하는 경쟁사는 호재이지만
배민과 요기요를 합하면 배달앱 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에 독과점과 관련한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지는 건 쿠팡이츠에 있어서 호재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을 삼가게 된 사람들의 배달음식 주문이 폭증했다는 점도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다만 배민이나 요기요, 쿠팡이츠 등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견제가 심화하는 건 부담이 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공공 배달앱이나 위메프오 등 수수료를 낮춘 ‘착한 배달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정책적인 이슈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배달앱 플랫폼 경제 상생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9월부터 배달앱 시장의 수수료, 광고료, 정보독점 등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플랫폼사업자, 소상공인 단체, 중기부가 참여하는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한 상태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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