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3일 배달앱 분야 자율규제 방안 이행점검 및 재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땡겨요, 위메프오 등 5개 플랫폼 사업자와 사업자단체, 소상공인 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참여했다.
배달의민족은 기존 입점 사업자에게는 1년간 포장주문 수수료 면제 정책을 그대로 연장하지만 신규 입점 사업자에게는 이를 부과하기로 했다.
쿠팡이츠는 포장 주문 서비스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통시장 소상공인에 대한 입점 수수료 면제를 축소해 앞으로 4.9%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어떤 이유로 각각 포장 주문 서비스 중개수수료와 전통시장 소상공인 입점 수수료 혜택을 종료한걸까.
◆ 배민 “포장서비스 활성화 목적”
배달의민족이 밝힌 수수료 도입 계기는 ‘포장서비스 활성화’다. 수수료 무료 정책을 단순 연장하기보다는 수수료를 통한 비용 투자로 포장 주문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상생의 의미로 무료로 진행해왔지만, 수수료를 받고 마케팅 등 다방면 서비스 지원하는 게 매출 확대 효과가 더 클 것이라 판단했다.
이를 위해 배달의민족은 앱 내 UI, UX를 개편해 포장서비스의 노출을 강화한다. 포장 서비스 내 가게 선택도 용이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개편 작업을 이어간다. 고객과 가게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매장과 같은 가격’으로 인증여부에 따라 노출차등화도 함께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배달의민족 포장 주문 수수료 면제는 내년 3월 31일까지 1년 더 지원한다. 다만 이는 기존 입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신규 사업자의 경우 올해 6월30일까지 가입하면 내년 3월까지 면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단 올해 7월 1일부터 ‘포장 서비스’에 신규 가입하는 가게는 중개이용료가 정상적으로 과금된다.
배달의민족은 포장 수수료를 받는 대신 또 다른 상생안을 운영한다. 105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대출보증 지원, 전통시장 상인 대상 프로모션(밀키트 개발 지원) 등을 새롭게 시행하기로 했다.
◆ 쿠팡이츠 “전통시장 입점수수료, 일반상인 50% 수준”
쿠팡이츠는 2020년부터 업계 최초로 전통시장 상생 지원을 시작했다.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중소상공인의 판로확대를 위한 차원에서 지원을 해왔다. 이를 위해 친환경 포장재 무상 제공, 맞춤형 교육 및 온라인 판매에 필요한 콘텐츠 제작 등을 도왔다.
업계에서 전통시장 입점 수수료 무료 혜택을 지원한 건 쿠팡이츠가 유일했다. 덕분에 현재 쿠팡이츠의 입점한 전통시장 상인 입점매장 수는 1600개다. 1600여 점포의 작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평균 20% 늘어났다.
쿠팡이츠의 수수료 부과 이유 역시 배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4.9% 수수료 부과를 통해 관련 사업을 확대, 활성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쿠팡이츠는 1600개 점포를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제공한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다른 배달 플랫폼 대비 전통시장 소상공인의 입점 비율이 높은 편”이라면서 “이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는 일반 소상공인 대비 절반 수준으로 오히려 부담 절감 및 매출 증대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이츠의 일반 소상공인 입점 수수료는 9.8%로, 쿠팡이츠가 적용하는 4.9%는 절반 수준이다. 쿠팡이츠 수수료가 무료에서 4.9% 늘었지만 일반 소상공인 비용의 50% 수준은 계속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비판의 목소리↑
그럼에도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크다. 지난해 영업이익 7000억에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배달의민족인 만큼 손해를 덜 보기 위한 비용 부담 전가가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3위에서 2위인 요기요를 누르고 올라선 쿠팡이츠 역시 쿠팡의 든든한 지원 아래 성장하는 만큼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쿠팡이츠에 입점해 높은 매출을 올렸던 전통상인 유 모씨는 “쿠팡이츠가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해서 2% 수수료인 땡겨요(신한은행 배달플랫폼)로 옮기게 됐다”며 “수수료가 4.9%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없다가 생긴 것은 소상공인입장에서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쿠팡이츠나 배민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결국엔 수수료가 저렴한 곳을 찾게 된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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