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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권원강 ‘正道경영'…본사 매출 줄어도 가맹점 매출 1위

기사입력 : 2024-03-1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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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 매장 수백곳 늘릴 때 교촌은 40곳 ↑
가맹점당 매출은 교촌이 7.5억원 압도적 ‘1위’

교촌 권원강 ‘正道경영'…본사 매출 줄어도 가맹점 매출 1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이 권원강 회장 복귀와 함께 이전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시아권 위주로 적극적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규 외식 브랜드 론칭, 양조장 인수 등 신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교촌의 이런 행보는 어쩌면 당연하다. 포화상태에 도달한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지속성장을 위해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전국 치킨 가맹점 수는 2만9373개다. 여기에 가맹점을 제외한 일반 치킨집까지 추산하면 한 집 건너 치킨집인 시대다.

권 회장은 누구보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도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처럼 매장을 늘려 회사 매출을 키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가맹점당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권 회장은 그런 악수를 두지 않았다. 실제 최근 3년간 교촌 가맹점 현황을 보면 2021년 1339개에서 2022년 1368개, 2023년 1378개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bhc, BBQ가 2000여 개 가맹점을 둔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더딘 편이다. 그러나 교촌은 가맹점당 매출이 평균 7억5000만원으로, bhc(5억9800만원)나 BBQ(4억3500만원)를 앞지른다.

문제는 교촌이 이런 가맹점 운영원칙을 고수하다보니 업계 순위가 갈수록 뒤쳐진다는 데 있다. 치킨업계 1위를 지키던 교촌은 지난 2022년 1위 자리를 bhc에 내줬다. 통상 업계 1위는 매출에 좌우된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격적으로 매장 확대에 나서지 않은 교촌 매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bhc는 매년 200여 개 매장을 출점했다. 교촌 지난해 매출은 4450억원으로, 전년(5175억원) 대비 14.0% 하락했다. 물론 영업이익은 무려 183.0%나 오르는 등 내실을 다지긴 했다.

권 회장은 가맹점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회사도 성장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권 회장이 쉬운 길을 놔두고 일부러 어려운 길을 가는 이유가 있다. ‘정도경영(正道經營)’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1991년 경북 구미 송정동에 ‘교촌통닭’을 창업하며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출발부터 그는 ‘정도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았다. 권 회장 ‘정도경영’을 보여주는 예가 하나 있다. 1996년 조류독감(AI)이 창궐하는 바람에 1kg짜리 닭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대부분 치킨집들이 튀김옷을 두껍게 해서 중량을 늘렸는데, 교촌은 500g짜리 닭을 2마리 튀겨 1kg 중량을 맞췄다.

권 회장은 교촌이 전국 브랜드로 커지면서 지난 2019년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코로나 이후 성장세가 주춤하자 지난 2022년 12월 회장직에 복귀했다.

회사 성장이 중요한 시점이었지만 그는 가맹점주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정도의 길을 걸었다. 권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교촌 2막을 열 사업전략으로 ▲G(Global, 글로벌) ▲S(Sauce, 소스) ▲E(Eco, 친환경) ▲P(Platform, 플랫폼) 등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정체된 국내 시장보다 해외로 방향을 틀고, 신사업과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권 회장은 가맹점주 부담을 덜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나섰다. 전국 가맹점에 디지털 무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KT와 테이블 무인 주문기 ‘하이오더’를 매장에 설치했다. 고객은 이 단말기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교촌은 핀테크 스타트업 ‘페이히어’와도 업무협약(MOU)을 맺어 새로운 형태 포스기를 개발했다. 키오스크처럼 주문, 웨이팅, 결제 등을 지원해준다. 점주에게는 판매 데이터나 고객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권 회장은 또 드론 물류배송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협력해 경기도 청평에서 드론으로 치킨을 배송하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와는 건국대 서울캠퍼스 일부에 로봇으로 치킨을 나르고 있다. 수도권 일부 매장에서는 로봇 제조기업 ‘뉴로메카’가 만든 협동조리로봇을 도입해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모두 가맹점주 인건비 부담과 일손을 덜어준다.

권 회장은 지난해 11월 ‘디지털혁신본부’도 만들었다. 자사앱 고도화를 통해 가맹점주 배달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함이다. 아울러 외부 플랫폼과도 연계해 자사앱을 새롭게 출범한다는 구상이다. 이용자 웹사이트, 앱 방문 이력, 구매 이력 등을 참고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개발한다.

권 회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보다 해외 출점으로 방향을 틀었다. 해외 출점으로 회사 외형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교촌은 현재 미국,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7개 국가에 75곳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권 회장은 지난 한 해 해외 매장 8곳을 내면서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12월 개점한 중국 항저우 매장은 한 달 만에 매출 2억원을 내면서 교촌 아시아권 1위 매장으로 부상했다. 이곳은 하루 평균 치킨 350마리를 판매해 700만원 매출을 낸다.

권 회장은 신사업도 적극적이다. 2022년 12월 경북 영양군에 있는 영양 양조장을 인수했다. 이곳은 1926년 세워진 100년 된 양조장으로, 권 회장은 ‘발효공방1991’이라는 새 이름을 명명했다. 숫자 ‘1991’은 권 회장이 ‘교촌통닭’을 창립한 해다. 권 회장은 탁주의 한 종류인 감향주를 복원하기 시작했고, 교촌 전통주도 만들었다.

권 회장은 교촌 전매 특허인 소스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으로 확대했다. 치킨에 사용되는 간장, 레드, 허니 소스를 이마트 등 시중에서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스로 만든 라면이나 볶음밥도 제품화했다. 최근에는 치킨을 뗀 외식 브랜드 ‘메밀단편’도 론칭했다. 여의도에 매장을 냈으며, 추가 출점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 이태원에 교촌의 차별화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교촌필방’을 오픈하고 MZ 고객과의 소통에도 나섰다.

권원강 교촌 회장은 “새로운 비전과 성장 동력으로 교촌을 인재들이 오려 하는 글로벌 식품 라이프스타일 100년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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